행복, 얼마나 목마르게 우리가 바라는 말일까?
우리는 제각기 사는 곳, 일하는 곳, 아니면 그 사잇길에서 계절이 바뀌는 것을 바라본다. 8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근 3주 동안 멈추었던 걷기를 다시 시작했다.
내게는 제일 만만한 집 앞 정발산공원. 해발 87m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일산의 자랑인 정발산에 올랐다. 즐겨 걷는 길은 코스는 짧지만 오르막과 내리막, 평평한 길이 골고루 섞여 있어 너무 숨이 가쁘지도, 무리하는 것도 아니어서 딱 좋다.
그 길을 여덟 바퀴 돌고 집으로 오면 1시간 10여 분이 지난다. 요사이 몸이 좀 늘어진 탓에 보폭도 좁아지고, 속도도 줄고, 무릎과 고관절도 시원찮지만 걸을 수 있음이 고맙다.
매일 걷다 보면 개 데리고 산책하는 부부와 인사도 나누게 되고, 오며 가며 마주치는 익숙한 얼굴들의 무탈을 확인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와! 어쩜 계절은 이리도 어김없이 절묘하게 약속을 지키는 것일까? 높아진 하늘, 선선히 불어오는 마른 바람, 공원 주위를 두르고 서 있는 가로수들도 어느 결에 여름 울타리 바깥에 있었다.
한 친구는 요즘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아파트 주변을 슬렁슬렁 산책하곤 하는데, 그러다 동네 구멍가게 앞 파라솔 의자에 앉아 아이스케키 하나를 먹으며 두런거리고 있자면 어찌나 평온하고 좋은지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단다.
일상에서 발견하는 잔잔한 행복, 그런 순간이 많이 쌓이면 여러 가지가 두루두루 여유롭겠다.
어제 낮, 일찍 집에 들어간 김에 미미를 데리고 한 5분 가량 천천히 동네를 걸었다. 올해 열일곱 미미는 이제 잘 걷지 못해 산책도 짧다. 하지만 집 앞 골목의 적막한 한가로움과 오후의 햇살, 정발산공원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 파아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날 행복하게 했다.
행복, 얼마나 목마르게 우리가 바라는 말일까? 그 저녁, 어느새 가을비가 내렸다.
얼마 전 성북동에 사는 후배의 초대를 받아. 그 집 앞마당에서 고기를 굽기로 했다. 서울에 이런 동네가 아직 남아 있나 싶게 내 어린 날 서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란다.
마당에 내놓은 불판 위로 가을비가 촉촉하게 내려 그 풍경이 쓸쓸했다. 슬레이트 지붕 밑으로 불판을 옮겨 고기를 굽고, 두부 가득 넣어 된장국을 끓이고, 빗소리가 들리는 방 안에 들어앉아 쌈 채소에 고기를 올려 맛있게 먹었다.
서울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기 굽는 명당이란 게 있다면, 바로 이곳을 최고로 꼽을 수 있겠다.
그날 삼십 대 중반의 젊은 친구들과 온갖 일상사로 우스갯소리를 하며 많이 웃었다. 태어난 지 고작 넉 달된 새끼 고양이가 혼자 노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집주인이 ‘사랑 없이 사는 기술’이란 책을 내고 싶다며 시작한 수다로 한 시간이 또 흘러갔다.
사람들 사이에도 선선함이 있다면 좋겠다. 가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별과 별 사이가 아무리 가까워 보여도 수억 광년씩이나 떨어져 있는 먼 거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땅에서 올려다보는 별과 나의 거리는 또한 얼마나 멀고도 먼 거리인가. 별 사이처럼 사람 사이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사람도 사랑에 너무 목매지 말았으면…. 아마도 사랑의 상처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겠지.
비바람도 더 거세진다. 서울 꼭대기 홑겹 판잣집에서 그 저녁 모처럼 많이 웃고 행복했다. 이게 행복이지, 행복이 뭐 별건가 싶다.
--양희은 에세이 [그럴 수 있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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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어 /양희은 에세이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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