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게(hygge)’는 ‘웰빙’이라는 노르웨이어 단어에서 유래한 덴마크어다. 덴마크 사람들은 “휘겔리한 시간 보내세요” “만나서 정말 휘게합니다” “정말 휘겔리한 거실이군요”와 같이 ‘휘게’와 ‘휘겔리’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사용한다. 휘게는 덴마크 사람들의 일상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되며 덴마크인들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휘게는 간소한 것, 그리고 느린 것과 관련이 있다. 휘게는 새것보다는 오래된 것, 화려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 자극적인 것보다는 은은한 분위기와 더 가깝다. 여러 면에서 휘게는 ‘느리고 단순한 삶’의 덴마크인 사촌이라고 할 수 있다.
우스꽝스러운 모양의 모직 양말 한 켤레는 비싸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휘게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다. 반면 값비싼 샴페인이나 향기로운 굴 요리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그것들이 꼭 휘게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잠옷을 입고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는 것, 좋아하는 차를 마시면서 창가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는 것, 여름휴가 기간에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모닥불을 피우는 것 모두 휘게다.
내 경험상 특정한 사람과 교류한 후에 곧 바로 기분이 어떤지를 자문해보면 인간관계를 가장 빨리, 그리고 의외로 가장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그 사람을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영감을 받거나 가벼워졌거나 혹은 어떤 식으로든 채워졌다는 기분이 드는가? 아니면 진이 빠지고, 소모되고, 이전보다 부족해졌다는 느낌이 드는가?
부디 해로운 인간관계를 지금 상태로 방치하지 마라. 누군가를 멀리한다고 해서 당신이 나쁜 사람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강한 사람이 될 것이다. 자신을 보호하면서 자신과 관계를 맺는 대상을 부단히 경계하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당신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리고 자신을 존중받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다.
자신을 정성껏 돌보며 중심을 잃지 마라. 요가를 하고, 느긋하게 목욕을 하고, 명상하고, 일기를 쓰고, 숙면을 취하라. 당신이 여유로워지면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까다로운 사람들에게 더욱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