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할망구의 ★이야기홀릭★

온 천지에 꽃입니다. 풀과 나무들이 저마다 가꾸어 온 아름다운 속을 활짝 열어 보이고 있습니다. 철 따라서 꽃이 핀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제철이 와도 꽃이 피지 않는 세상을 한 번 상상해 보세요. 얼마나 끔찍합니까?

그러나 꽃은 하루아침에 피는 것이 아닙니다. 모진 추위와 뙤약볕을 견딘 그 결실로서 오늘 꽃을 피운 것입니다.

꽃을 대할 때 무심히 스쳐 지나지 말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꽃이 이렇게 우리 앞에 활짝 문을 열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꽃이 피었는지, 달이 떴는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사람이 무엇 때문에 살아요? 무엇을 위해서 삽니까? 돈만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 세태가 각박해서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 소멸되고 있어요.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각들이 약해지고 무디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성에 녹이 슬어가고 있어요.

인간성이 소멸되어 간다, 감성이 사라져 간다고 하는데, 인간성과 감성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서 감성은 늘 새롭게 빛을 발하게 됩니다. 자연과의 교감이 단절되면, 감성에 녹이 슬고 인간성이 메말라 갑니다.

세상일에 휘말려서 우리 둘레에 꽃이 핀다는 사실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꽃이 핀다는 건 신비로운 일입니다. 우주가 지니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활짝 열어 보이는 거예요.

꽃을 보면서 인간사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돼요. 과연 내가 지니고 있는 아름답고 맑은 모습을 얼마만큼 꽃피우고 있는가, 나는 나를 활짝 열고 있는가. 꽃을 통해서 내 삶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어야 됩니다.

자연이란 무엇입니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이 의지해서 살아가는 원초적 터전이에요. 생명의 원천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인간성이 소멸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감성이 무뎌질 수밖에요.

우리 둘레에 일어나는 변화를 우리 자신에게도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키라는 그런 소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됩니다.

때로는 꽃 앞에서 자신의 고민도 털어놓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눌 줄 알아야 돼요. 그렇게 하면 훨씬 짐이 가벼워지고 꽃한테서 많은 위로와 가르침을 받게 될 것입니다.

어떤 사물을 가까이하면 그 사물을 닮게 됩니다. 산에서 살면 산을 닮고 강가에서 살면 강을 닮게 돼요. 꽃을 가까이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꽃 같은 인생을 살게 돼요.

이게 우주의 조화예요. 꽃이 무엇입니까?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입니다.

--법정 스님 법문집 [좋은 말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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