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의 나는 이미 이루어진 나 자신이 아닙니다. 우리는 무엇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그러면 누가 이루어 주는가? 누가 이루어지는가?

 

그것은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자기의 의지에 의해서 자기 삶을 선택하면서 자기를 만들어 가는 거예요. 그런 자각이 없으면, 둘레의 흐름과 시대의 흐름, 이웃의 흐름에 그냥 동화되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자기의 빛깔이 사라져요. 자기 나름의 삶에 대한 의지가 희미해집니다.

 

거듭거듭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일상성에 매몰되어 그저 그렇고 그런 한 생애를 보내고 말아요.

 

노력을 해야 돼요. 우연히 되는 게 아닙니다. 그만큼 안으로 자신을 달구어야 됩니다, 마치 대장간에서 쇠를 달구듯이. 그런 과정 없이는 자기만의 뚜렷한 인생관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인류 역사 속에서 사람답게 살다간 사람들은 평범하게 살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확고한 신념과 인생관, 세계관을 가지고 자신을 끝없이 거듭거듭 형성해 가면서 살았어요.

 

또 때때로 사람은 고독할 수 있어야 됩니다. 홀로, 순수하게 혼자 존재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져야 돼요. 우리는 가깝고 먼 무수한 관계 속에 있지만, 원천적으로 사람은 홀로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나올 때도 그랬고, 살 만큼 살다가 하직할 때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금실 좋은 부부라도, 의좋은 형제라도, 친구 사이라도 대신 죽어 줄 수는 없잖아요?

 

그것은 사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홀로 있는 시간을 가져야 됩니다. 그런 시간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기 영혼의 무게를 헤아리고, 또 남은 생애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이런 것도 거듭거듭 다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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