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되는 위안!

“위안은 숱한 비참함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무수한 인간들의 특성이다. 그러한 행위는 그 상황을 깊게 성찰하지 못하게 만들어 그곳에서 빠져나올 방도를 찾을 기회를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다.” (by 블레즈 파스칼)

 

“이대로 하면 될 거야.”

“언젠가 잘될 거니까 걱정하지 마.”

 

나는 이런 말을 대체로 믿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이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해내는 것을 ‘낚시를 통해 물고기를 잡는 일’에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자신이 잡고 싶은 물고기가 낚싯대를 던지려고 하는 곳에 살고 있는지부터 확인해봐야 합니다. 그 다음 그 물고기가 좋아하는 미끼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물고기가 바늘을 건드리는 순간을 대비해 찌를 정확하게 조정해야겠네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추운 날씨에는 물고기들이 강가의 중심부에 주로 모여들고, 산란기 때는 수초 근처로 이동한다는 물고기의 습성과 같은 정보들 또한 가능한 많이 수집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전 준비를 모두 마친 다음에야 필요한 것이 바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입니다.

 

즉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며, ‘이대로 하면 될 것이다’라는 믿음은 그 다음에 가져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그저 안부처럼 건네는 “언젠가 잘될 거야”라는 말은 잠시나마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게 해줄지는 몰라도, 실제로 그 일을 해내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말이 될 수 있습니다. 물고기가 살지 않는 연못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물고기가 잡힐 거야”라고 응원해주는 것처럼요.

 

‘이대로 하면 언젠가 되겠지’라는 태도는 자신의 인생을 운에 맡기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언제 목표를 이룰 수 있는지 자신도 예상할 수 없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감은 자꾸만 커져갈 겁니다.

 

그러니 ‘내가 무엇 때문에 해내지 못하는 걸까?’, ‘아직 준비되지 않은 건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져보며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려고 드는 편이 낫습니다.

 

문제의 원인에 집중하는 사람은 불안을 크게 느끼지 않습니다. 무엇 때문에 안 되는 건지 스스로 잘 알고 있기에 조급해하지도 않을뿐더러, 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미 쉼 없이 노력하고 있을 테니까요.

 

이런 사람이야말로 시간이 지났을 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타인의 위로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의 상황에 시선을 돌려보길 바랍니다.

 

 

--이화수의 [잠들기 전 철학 한 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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