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 맑음.

어렸을 적 일기쓰기 숙제를 할 때마다 궁금한 게 있었다. 왜 일기장 맨 첫머리에 오늘의 날씨부터 써야 하는 걸까? 혹시 그것은 오늘의 날씨가 아니라 내 마음의 날씨를 말해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어른이 되고 나서 나는 다이어리에 오늘의 관계 날씨를 적는 습관이 생겼다. 대체로 맑은 날이 많지만, 간혹 흐리고 바람 부는 날도 있다.

 

오늘의 날씨는 어제와 그제, 그그제의 구름과 바람과 기온의 결과다. 오늘의 기분은 여기 오늘 하루 만에 똑딱 생성된 기분이 아니라는 말이다. 오늘의 관계 날씨는 관계의 전후 맥락을 살펴야 비로소 진짜 맑은지 흐린지 알 수 있다.

 

‘오늘은 비 내리고 흐림’이지만 긴 가뭄 끝에 만나는 비의 날이므로 ‘이보다 좋을 수 없음’이라고 기록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나의 관계 날씨는 당신의 관계 날씨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누적된 시간의 두께와 구성된 사건의 인과를 살펴야 실체가 보인다. 그것을 문학에서는 추억의 힘이라고 하고, 역사학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하고, 과학에서는 질량불변의 법칙이라고 한다. 관계가 촘촘하고 든든해지면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나도 믿음의 양은 줄지 않는다. 바람이 불고 흔들리는 날이 있어도 관계는 함께한 시간의 힘으로 견디고 이겨내기도 한다.

 

나는 이제 안다. 오늘의 날씨에 얽매여 너무 연연하며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맑거나 흐리거나 비오거나는 하늘이 아니라 내 마음의 기압골이 결정한다. 물론 당신의 기류가 변수지만.

--림태주의 [관계의 물리학] 중에서!!

 

(^-^)주말이 기다리고 있는 금요일은 왠지 관계 날씨에도 희망과 긍정의 무지개가 찬란하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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