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195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코지 경매가 있었다. 입찰에 참가한 열 개의 석유 회사들은 그 땅에 얼마나 많은 기름이 매장되어 있을지 평가하고 입찰 가격을 제시했다. 가장 낮은 평가액은 백억 원이었고, 가장 높은 평가액은 천억 원에 달했다.

 

경매 가격이 올라갈수록 입찰을 포기하는 회사들도 많아졌다. 그리고 마침내 가장 높은 입찰 가격을 제시한 회사에 낙찰됐다. 그 회사는 살아남았고 승리했다.

 

그러나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는 그와 반대로 평가한다. 경매에서 승리한 자는 사실상 패배자라고.

 

산업 분석에 따르면 유전 경매에서 최후의 승리를 거머쥐는 회사들은 시스템적으로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되며, 결국 수년 후에는 그 때문에 망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만약 그 유전에 대한 평가액이 백억에서 천억 원 사이를 오간다면, 그것의 실제 가치는 그 사이 어딘가일 가능성이 크다.

 

경매에서 가장 높게 책정된 입찰 가격은 종종 지나치게 높다. 석유 회사 관계자들은 실제로는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 많은 비용의 대가를 치른 승리로 결국은 패배와 다름이 없는 승리를 가리킨다 – 옮긴이)를 축하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거래소에서도 매우 높은 입찰 가격을 지불하는 경매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기업들이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할 때는 승자의 저주가 몇 배나 강하게 작용한다. 인수에 성공한 회사들의 절반 이상은 새로 매입한 회사 때문에 가치가 떨어진다. 그토록 탐내던 회사를 인수한 것이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기꺼이 승자의 저주에 희생되는 것일까? 왜냐하면 어떤 재화의 실제 가치라는 것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여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가치 또한 좋게 평가되고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입찰할 개연성은 더 높아진다.

 

또 다른 이유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경쟁자들을 무찌르고 싶어 한다는 데 있다. 당신은 어느 선에서 경매를 멈추겠는가? 그리고 당신의 경쟁자는 어느 선에서 멈출 것 같은가? 입찰 경쟁이 뜨거울수록 낙찰 가격은 높아지고 누가 입찰을 따내든 분명히 돈을 잃고 만다.

 

워런 버핏의 말을 기억하기 바란다. “결코 경매에 참여하지 마시오.”

 

혹시 경매를 피할 수 없는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면 최고가를 정해놓고 거기에서 20퍼센트를 빼라. 승자의 저주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 숫자를 종이 위에 적어두고 엄격히 지키기 바란다.

--롤프 도벨리의 [스마트한 생각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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