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져!” (은수)

 

영화 <봄날은 간다>의 이별 장면을 보다가 여주인공 은수는 어쩌면 저렇게도 제 마음대로일까 생각했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해요?” (상우)

상우가 멍해진 얼굴로 은수에게 묻자, 그녀는 한 번 더 얘기한다.

“헤어져!” (은수)

 

라면 먹고 가라고 먼저 꼬실 때는 언제고, 헤어지자는 말을 어쩜 저리도 당당하게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째서 이기적이고, 못되고, 나쁜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걸까? 더 씁쓸한 건 이런 못된 사람들이야말로 우리 인생에 가장 강렬한 교훈을 남기며 떠나간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마음 아픈데, 인생 교훈까지 독점하다니 너무하잖아. 어째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는 사람들은 이리도 이기적이고 못됐을까.

 

앤은 퉁명스럽고,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조시 파이’를 만나 마음의 상처를 입고, 지붕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까지 겪으면서 점차 깨닫는다.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걸!

 

앤이 도무지 조시를 좋아할 수가 없다고 고백하자, 마릴라 아줌마는 이렇게 조언했다.

“조시는 파이 집안 사람이라 그렇다. 늘 남의 신경을 거슬리는 말을 하지. 그런 사람이라도 사회에 전혀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아. 아무리 하찮아도 어딘가 쓸모가 있는 거니까.” (마릴라 아줌마)

 

우리가 나쁜 사람과 종종 사랑에 빠지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일 거다. 사랑이 끝나야 비로소 그 시작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처럼, 그런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나란 사람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정말 중요한 건 누군가에게 다가갔던 마음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물러나야 하는 마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아는 것이며 나에게 결코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령 상대가 미워 그녀의 차를 긁거나, 그의 작업실 유리창을 벽돌로 박살낸 후, 사흘 밤낮을 후회하는 사람이라면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그런 짓만은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마릴라 아줌마의 조언처럼 삶에는 ‘은수’도 ‘조시’도 전부 다 필요하다.

-- 백영옥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중에서!!

 

(^-^)연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잘 만나는 것 못지 않게, 잘 헤어지는 게 스스로를 위해 중요하단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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