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모래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모래와 모래 사이이다.’

이문재 시인의 시 [사막]의 한 소절이다. 사이라는 말은 실체가 없는 말이다. 우리는 사막에서 모래를 보지 모래보다 더 많은 사이를 보지는 못한다. 사이는 모든 곳에 있으면서 모든 데서 생략한다.

 

‘우리는 친구인데요’는 친구 사이라는 말이고, ‘저 사람은 모르는 사람인데요’는 모르는 사이라는 말이다. 사이는 온갖 감정들이 생산되는 잡화 공장이 틀림없다. 우정이나 사랑, 외로움이나 그리움, 미움이나 슬픔 따위가 밤낮없이 쏟아져 나온다.

 

살아있는 모든 관계에는 틈새가 있다. 모래알과 모래알 사이에 햇볕이 스미고 공기가 스미고 물기가 스며들 틈이 있어서 모래는 흐르고 끌어안으며 사막을 이룬다. 모래알 사이의 미세한 틈새에서 맑은 시내가 발원하고 대추야자 씨앗이 움트고 사막여우가 굴속에 새끼를 낳아 기른다.

 

오늘 지구와 달 사이에 일어난 인력과 공전, 지난 월요일과 일요일 사이에 태어난 강아지와 고양이들, 당신과 나 사이에 생겨난 수많은 사건과 감정들. 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틈새에, 누군가의 사이에 존재한다. 신비롭게도 그 사이는 너무도 적당해서 우리가 축복받는 생명체임을 금방 느낄 수 있게 한다.

 

내가 당신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모든 일은, 그러므로 사이가 시키는 짓들이다.

--림태주의 [관계의 물리학] 중에서!!

 

(^-^)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틈새에, 누군가의 사이에 존재한다~♣

▼▼▼

oneany.shop/8U7YJU

관계의 물리학:림태주 에세이

nefing.com

 

 

LIST

'about 슬기로운사람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ing!!  (0) 2021.03.31
나날이 기적이다!  (0) 2021.03.30
‘캬 할 헤?’  (0) 2021.03.29
펠릭스 쿨파(행운의 추락)  (2) 2021.03.26
건강합시다!  (0) 2021.03.25
마법의 주문  (0) 2021.03.23
‘잘 하고 있어’  (0) 2021.03.22
안정된 기분을 유지하는 방법  (2) 2021.03.18
관계는 수제품이다.  (0) 2021.03.17
큰일로 만들지 말라  (0) 2021.03.1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