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가족들 간에 어색하거나 우울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럴 때면 항상 분위기를 띄우려고 일부러 밝게, 활달하게 행동했다.

 

문제는 이렇게 몸에 밴 습관은 어른이 되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의 경우 주위 사람들을 민감하게 살피면서 균형을 잡는 습관을 버리지 못해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렇다면 몸에 밴 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왜 괴로워질까.

 

사실 가정 내에서만 저렇게 행동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족들은 습관을 알고 있고, 거기에 고마움을 갖기 때문에 마음의 보상을 얻었다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가정 이외의 장소에서는 그렇지 않다. 습관대로 내가 기대한 것만큼 고마워하지 않는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위 사람들을 신경쓰며 균형을 맞추려 노력해도 상사나 동료들이 알아주거나 좋은 평가를 해주기란 쉽지 않다.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보상받지 못한다는 느낌에 지치고 만다. 자신의 오래된 습관으로 힘들어지면 주위 사람들에게 신경을 너무 많이 쓴다’ ‘자신의 존재감이 희미하다라고 생각한다. 또 그 습관을 자신의 단점으로 여겨 더욱 힘들어한다.

 

단점은 상황이 바뀌면 좋은 특성이 되기도 한다. 나의 경우, 주위를 배려해서 밝게 행동한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과 즐겁게 노는 상황에서 도움이 되었다.

 

주위 사람들은 이런 나를 재미있는 사람이라 여겨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덕분에 나는 이런 크고 작은 모임을 통해 다양한 인간관계를 맞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예민하게 파악한다는 점도 심리 상담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따지고 보면 내가 이 일을 하게 된 것도 한 친구의 말 때문이었다. 쉽게 상처를 받는 데다, 무슨 일을 해도 오래 하지 못하고 취업도 잘되지 않으니 한 번은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너는 감수성이 풍부하니까 그런 점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그냥 한마디 툭 던진 것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그 말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내가 단점이라고 여긴 쉽게 상처받는 특성을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표현했다.

 

그래, 나는 감수성이 풍부한 거야! 그렇다면 풍부한 감수성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하면 되겠구나!’

 

그 순간 단점과 장점이 결국 같은 것을 가리킨다는 것을 깨달았다.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던 단점도 상황이 달라지면 장점이 될 수 있었다. 이후 내 인생은 조금씩 변해갔다.

 

몸에 밴 습관을 삶의 전반에 걸쳐 적용하려고 하면 힘들다. 대신 상황을 선택해 사용하면 능력이 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주위 사람들을 신경 써왔다면 몸에 확실히 배어 있을 것이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작은 부분까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위기를 피해야 하는 상황, 특히 중요한 손님을 접대해야 할 때 이 능력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이 단점이라고 생각한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그 단점이 언제, 어디서 도움이 될지 한 번 생각해보자.

 

결국 단점의 숫자만큼 장점이 있는 것이다.

--스기타 다카시의 [내일 고민은 내일 하는 걸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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