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2010/드라마

♣감독 : 라이언 머피

♣출연 : 줄리아 로버츠/제임스 프랭코/리차드 젠킨스/비올라 데이비스 등...

 

♠스포일러 있어요~^^

 

“상담사 친구 데보라는 정부의 요청을 받아 캄보디아 난민을 상담한 적이 있었다. 자유를 찾아 보트를 타고 도망 온 사람들이라 상처가 깊은 만큼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참혹한 기아, 대학살, 피의 전쟁을 겪은 그들은 살겠다고 목숨을 걸고 탈출했는데 그들의 고통에 어떻게 쉽게 공감하겠는가?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의 고민은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 난민캠프에서 만나 사랑한 남자가 다른 보트를 타는 바람에 딴 여자와 눈맞아 결혼하곤 옛사랑에 연연한다는 얘기......우리랑 똑같잖아!” (리즈)

 

“어떻게 오셨수?” (케투의 도우미)

“작가 리즈예요. 발리에 대한 글 때문에 자료 조사차 케투(점성술사)를 만나려고요. 여기 계세요?” (리즈)

 

‘대대손손 영혼을 치유한 점성술사 할아버지에게 난 뭘 물어볼까? 내 영혼의 구원? 세계 평화와 기아 문제? 아니, 내 남자 문제부터 해결해야지.’ (리즈)

 

“반가워. 난 케투.” (케투)

 

케투는 리즈의 손금을 보면서 말했다.

“세계를 여행하는군. 아주 오래오래 살겠고, 친구도 많고, 오만 가지 다 해보고, 결혼은 두 번이야. 길게, 짧게 한 번씩.” (케투)

“지금 결혼이 긴 거에요? 짧은 거에요?” (리즈)

“말 못 하지. 그런데...돈이 다 새 나가겠네. 6~10개월 후면 알거지가 돼. 걱정하지 마. 돈은 다시 들어와. 그리고 발리로 다시 와서 3~4개월 나에게 영어도 가르칠걸. 나한테 영어 가르친 사람 없었거든. 또 있다! 나한테 묘수를 배워서 팔자 확 펴겠어.” (케투)

 

케투는 리즈에게 뭔가 형이상학적인 그림이 그려진 부적을 주었다.

“이걸 가져가. 이렇게 네 발로 걷듯 안정감 있게 살아. 중심 잘 잡고, 세상을 바라볼 땐 머리로 계산하지 말고 가슴으로 느껴야 신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어. 궁금한 거 다 알았지? 나중에 다시 보자고.” (케투)

 

발리에서 케투를 만나고 뉴욕으로 돌아온 지 6개월이 지났다. 리즈는 작가로서 인정받으며 잘 생긴 남편 스티븐과 함께 파티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남부러울 게 없어 보였다.

 

“엄마 되니까 재밌어. 결혼 전부터 아기 박스를 준비했었어. 아기 물건을 모았지. 앤디가 아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렸어.” (리즈의 친구 델리아)

“나도 박스가 있긴 해. 잡지에서 여행지를 소개한 기사만 모았어.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곳들 말이야.” (리즈)

“리즈, 아기 낳는 건 얼굴에 문신 하는 거야. 확신이 서야 해.” (델리아)

여행지 소개 기사만 모은 걸 보면 리즈는 아직 엄마가 되고 싶은 소망은 없는 듯 싶어 보였다.

 

리즈는 남편 스티브에게 신이 나서 카리브해 출장 소식을 전했다.

“다음 주에 카리브해 출장인데 여행지 답사 같은 거야. 비키니도 새로 샀고, 미니 바도 원 없이 쓸 수 있는데 좋겠지? 당신이랑 나랑 마카다미아 너트 먹고…….” (리즈)

 

스티븐은 짧게 호응하더니 곧바로 다른 화제를 꺼냈다.

“좋겠네! 파티에서 재미있는 얘길 들었어. 타라 친구한테…….” (스티븐)

“브라이언!” (리즈)

“브라이언! 대단하더라. 선생님이래.” (스티븐)

“임시 교사잖아.” (리즈)

“요즘 학교 재정이 안 좋은가 봐. 음악, 미술 수업이 없어졌대. 그 수업은 자원봉사로 방과 후에 한다네.” (스티븐)

“자기도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어.” (리즈)

“비슷한 걸 생각했지. 어쨌든 교육계에선 석사 학위가 필요하고 그래서 말인데…….”(스티븐)

“대학원 간다고?” (리즈)

“생각 중이야.” (스티븐)

 

리즈는 점성술사 케투의 예언이 맞아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결혼의 끝이 보인다. 집을 산 지 이제 겨우 1년인데 남편이 다시 학생이 되겠다고 한다.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노력해서 힘들게 해낸 건데 남편과 딴 배를 탄 느낌이 들었다. 리즈 스스로 원해서 했던 결혼이었는데…….

 

그녀는 고민에 빠졌다. 머무는 것보다 힘든 건 떠나는 거다.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고 조용히 떠나자. 무조건 멀리 멀리 가는 거다.

 

아니! 방법을 바꾸자! 기도하는 거야. 신에게 빌어보자!

“하나님, 계세요? 드디어 만났군요. 당신과 직접 대화한 적은 없지만, 지금이라도 이건 말하고 싶어요. 그동안 당신이 주신 축복에 감사드리고 제 삶도 감사해요. 근데 너무 힘들어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말 좀 해 주세요. 어떻게 하라고 아무 말이나 해 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말씀만 하시면 다 할게요.” (리즈)

 

한밤중에 혼자 울면서 기도하다 침실로 돌아온 리즈는 남편 스티븐에게 말했다.

“이혼할래.” (리즈)

 

리즈는 서점에 들러 몹시 우울한 표정으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불행에서 행복으로]라는 책들을 골라 계산대에 가져왔는데, 여직원이 그녀를 보고 담담하게 조언을 보탰다.

“이혼에 대한 책은 아래층에 쌓여 있어요.” (여직원)

 

리즈는 이탈리아어 사전도 구매했고, 회화 연습을 했다.

“마키나뻬빠.” (리즈)

 

친구 델리아 부부는 그런 리즈의 상태를 걱정했다.

“이혼 서류 제출했대. 8년 결혼이 끝이라니.” (델리아가 남편 앤디에게)

 

“이탈리아어, 아름다운데 배우기가 만만치 않네.” (리즈)

“그렇게라도 맘 달래니 다행이다. 나, 앤디랑 헤어졌을 때 재봉틀 샀잖아. 앤디는 맥주 제조기 사고.” (델리아)

“넌 나 안 싫어? 난 내가 싫거든.” (리즈)

“무슨 소리야? 작가를 모시니 영광인걸. 넌 작가니까 글을 써봐.” (델리아)

“이탈리아어 배우러 이탈리아 가는 여자 얘기? 피자와 외국어의 결합?” (리즈)

 

리즈와 델리아는 리즈의 원작으로 만든 연극 공연 {사랑의 흡수성}을 관람했다.

“사랑한다니까.” (남자 배우)

“넌 환상 속의 나를 사랑하는 거야.” (여자 배우)

“그럴 리 없어. 넌 현실이야. 너의 상처, 재능도 현실이고...내가 싸구려 바에서 술 파는 것도 현실이야.” (남자 배우)

 

공연 도중에 “못 봐 주겠군.”하면서 관객 몇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

“나도 동감이야.” (델리아)

“너무 그러지 마.” (리즈)

 

남자 배우는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연기를 계속했다.

“네 고통까지 사랑해. 내 사랑으로 그 고통을 없애줄게.” (남자 배우)

 

“잘 하네.” (리즈)

“섹시하겠지.” (델리아)

 

“네 눈을 들여다 보면 돌고래 소리가 들려.” (남자 배우)

 

“저 대사 내가 안 썼어.” (리즈)

 

“이 사람은 몰라. 난 사랑하면 나를 버리거든. 하나도 안 빼놓고 모든 걸 준단 말이야. 돈, 시간, 몸, 애완견, 그 개의 돈까지……. 남자 빚도 갚아주고, 자기도 몰랐던 멋진 남자로 만들어주지. 하지만 다 주고 나면 난 기진맥진 쓰러져. 그 공허함을 달래려고 다른 남자를 찾아 헤매.” (여자 배우)

 

어쩐지 여자 배우의 독백이 리즈 자신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 싶다!

 

남자 배우 데이빗과 원작 작가 리즈는 공연 도중 서로에게 시선을 주며 미소를 지었고, 공연 뒷풀이 파티에서 만났다.

“공연 도중에 관객이 나가서 미안해요.” (데이빗)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죠.” (리즈)

“내 연기가 개판이라 죽어라 연습했는데…….” (데이빗)

“개판이라니, 심하다.” (리즈)

“허락 없이 대사 바꾼 것도 미안해요. 맘껏 비웃어도 할 말 없어요.” (데이빗)

“섹시하니까 봐줄게요.” (리즈)

“돌고래 소리 들리네.” (데이빗)

 

리즈는 남편 스티븐과 별거하면서 데이빗을 만났다. 그를 사랑한 건 아니었고, 그저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 앞뒤 안 재고 그의 품에 뛰어들었다. 외줄타기가 무섭다고 뛰어내려 물컵에 코만 박은 것과 같았다. 무기력했다.

 

리즈는 데이빗의 집에 있는 특별한 사진을 발견했다. 데이빗은 요가에 빠져 있었다.

“이 여자가 명상의 스승?” (리즈)

“맞아.” (데이빗)

“아름답다.” (리즈)

“친구를 통해 만났어. 출연 제의도 없고 절박했을 때 엉뚱한 것을 헤매느라 그걸 못 찾았지.” (데이빗)

“뭐를 못 찾았는데?” (리즈)

“신! 스승을 따라 인도 아쉬람에 가 보고 싶지만 간염 예방주사를 세 번 맞아야 하는데 내 보험으론 안 돼. 때 되면 가려고. 아쉬람에선 아침마다 기도해. 원하면 당신도 가자. 주문 같은 기도 소리를 참을 수만 있다면.” (데이빗)

“나도 해보고 싶은 걸.” (리즈)

 

빨래방에서 리즈의 속옷까지 깔끔하게 정리해서 전해주는 데이빗.

“속옷 대령이요.”(리즈)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던 어떤 여자 분이 한마디 툭 던졌다.

“심하게 부담되는 관계군.”(지켜보던 여자)

 

한편, 남편 스티븐은 이혼을 거부했다.

“당신은 내 인생을 망쳤어. 정체감인지 뭔지 찾는다고 이혼까지 해야 해? 뭐가 힘든지 말을 해야 알지!” (스티븐)

“말해도 안 듣잖아.” (리즈)

“그런 적 없어. 당신이 다 망친 거야. 회복할 기회도 없이 날 짓밟아 버렸다고.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더니 헌신짝 버리듯 해? 잠깐 이러다 말 거야. 기다릴게.” (스티븐)

“내가 돈 잘 벌고, 애 낳고, 살림도 잘할 때까지? 불행하게 살기 싫다고 인정하자.” (리즈)

“내가 가장 노릇 못하고 철없이 굴었던 건 미안하지만, 당신은 그런 내가 꿈이 있어 좋다며 나를 사랑했잖아.” (스티븐)

“꿈도 좋지만 하나만 선택하라고!” (리즈)

“OK. 난 당신을 선택할게!” (스티븐)

“이혼이 괴롭겠지만...당신에게 맞는 짝이 분명 있을 거야. 맞는 여자를 만나. 난 당신과 함께 할 수가 없어.” (리즈)

“내가 원하는 게 뭔지 감을 못 잡는군. 이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도 준비했지. 바로 이거야. 두두두두두두~~~” (스티븐)

“장난해?” (리즈)

“두두두두두두~~~ 당신은 패배자, 패배자!” (스티븐)

“그래, 다 내 잘못이다! 쓸데없는 토스터나 사러 발 아프게 쇼핑하고, 완벽한 부부인 척 가식 떠는 것도 지겨워!” (리즈)

“그 토스터, 당신이 사자고 했잖아!” (스티븐)

 

리즈는 데이빗과 델리아 부부와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위선 떠는 모습 넌덜머리 난다고 했어!” (리즈)

 

리즈의 변호사가 스티븐에게 이혼하면 동산과 부동산 모두 반을 줄 수 있다고 했지만 스티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리즈가 아예 몽땅 다 가져가라고 했지만 그래도 싫다고 했다.

“남편은 나를 증오해.” (리즈)

“증오가 아니라 가슴이 찢어지는 거야.”(데이빗)

 

남자 마음은 남자가 안다? 현재 남친이 별거 중인 남편의 심경을 헤아린다!

 

“예전에 스티븐이 지금의 데이빗과 닮았어. 그 얘기 알아? 개 키우는 사람은 그 개를 닮는대.” (친구 델리아의 남편 앤디)

 

델리아 부부와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데이빗은 화를 냈다.

“우리가 개를 닮아? 기분 안 좋아.” (데이빗)

“농담이었어. 취해서 한 소리잖아.” (리즈)

“그것도 어떻게 같은 개를 닮아?”(데이빗)

 

리즈는 데이빗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잠깐이라도 날 내버려둬.” (데이빗)

 

달라진 데이빗에 리즈는 소외감을 느꼈고, ‘발리&롬복’ 여행 안내 책자 속에서 예전에 케투에게서 받았던 그림 부적을 다시 발견했다.

 

남편과 이혼을 진행 중인 그녀는 이제 남친과도 이별을 결심하고, 절친 델리아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침에 눈 뜨면 어떤지 알아? 열정, 희망, 감정 아무 것도 안 느껴져. 제일 힘든 순간은 지나간 줄 알았는데 계속 이렇게 사는 건 죽음보다 잔인해.” (리즈)

“사는 게 다 그래. 20대에 연애해서 결혼하고, 30대에 예쁜 집 살면서 깨닫지. 세월에 묻혀버린 진짜 나는 어디 갔나? 그러다 상담사 찾고. 포기할 순 없잖니!” (델리아)

“포기하고 싶은 게 아니야. 난 변하고 싶어.” (리즈)

“널 사랑하는 친구와 가족이 있잖아.” (델리아)

“솔직히 말해봐. 너는 내 사랑이 느껴지니? 난 사랑할 가슴도 없어! 이탈리아부터 갈게.” (리즈)

“이탈리아는 왜?” (델리아)

“모든 열정을 회복하고 싶어. 이탈리아어 배우고 아이스크림, 스파게티 먹고...”(리즈)

“철없는 애 같다.” (델리아)

“난 15살 때부터 연애만 하다 시간 다 갔어. 날 돌아볼 시간 따위 없었다고. 나를 잃은 거야!” (리즈)

“데이빗이랑 뭐가 문젠데?” (델리아)

 

침대에 누워있는 데이빗과 침대가 아닌 바닥에 있는 리즈의 거리감……!

“나 어떻게 살아야 해?” (리즈)

“뜬구름 잡는 소리 그만해!” (데이빗)

 

리즈는 델리아에게 여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늘어 놓았다.

“이탈리아에서 쉬고, 인도 아쉬람에서 명상하고, 마무리는 발리에서 하려고. 그게 계획이야.” (리즈)

“발리 해변은 좋겠다. 근데 왜?” (델리아)

“케투의 예언이야.” (리즈)

“앞니 빠진 할아버지?” (델리아)

“벼랑 끝에 내몰린 기분이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거야.” (리즈)

“항우울제 필요하니?” (델리아)

“언제나!” (리즈)

“걱정돼서 그래. 잘 안 되면 어쩌려고?” (델리아)

 

다행히 여행 떠나기 전에 남편 스티븐은 이혼 서류에 서명했지만, 데이빗은 리즈 혼자 떠나는 여행에 낙담했다.

“일주일 후, 장염 걸린 거지꼴로 돌아올지도 몰라.” (리즈)

 

첫 여행지인 이탈리아에 도착하자마자 난관의 시작이었다. 천장이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이 아슬아슬하게 받치고 있는 철근 더미의 낡아빠진 호텔.

“물은 스토브에서 데워.” (할머니)

“목욕하려면...?” (리즈)

“물 데워서 욕조에 부어야 해. 서너 번 왔다 갔다 하면 되지. 목욕하고도 남겠네!” (할머니)

주전자로 물을 데워 욕조에 부어 목욕하란다!

“저 철근은 안 떨어져요?” (리즈)

“천장 받치고 있잖아. 철근 없으면 천장 무너진다고. 하긴 다 무너지지. 안 무너지는 건 가족뿐이야. 결혼 안 했구먼.” (할머니)

“이혼했어요.” (리즈)

“왜 이혼을?” (할머니)

“서로 안 맞아서.” (리즈)

“그래서 이제 행복해? 내 말 명심해. 아무 남자나 데려다 자는 꼴은 못 본다. 미국 여자들, 이탈리아에 오면 파스타에 홀딱 빠지고 남자라면 사족을 못 써.” (할머니)

“계약할게요.” (리즈)

“잘 생각했수.” (할머니)

 

이탈리아에 온지 2주가 된 리즈는 자신보다 6주 먼저 왔다는 스웨덴 여성 소피를 카페에서 만났고, 친구가 됐다.

“이탈리아어 정말 잘 한다.” (리즈)

“선생을 잘 만났지. 연락처 줄게.” (소피)

리즈는 바라던 대로 이탈리아어도 배우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관광도 즐겼지만...여전히 “I’m alone.(외롭다)”를 중얼거렸다.

 

소피와 함께 이탈리아 남자 친구들의 바버샵에 따라갔다.

“좀 찔린다. 3주간 이탈리아 단어 몇 개 배우고 먹기만 했어. ” (리즈)

“미국인 아니랄까봐 인생 즐길 줄을 몰라! 미국인은 대체 즐기는 법을 몰라. 미국인은 다 문제야. 녹초가 될 때까지 일하고, 주말엔 집에서 뒹굴뒹굴 파자마 입고 TV나 보면서.” (이탈리아 남자 루카)

“비약이 심하다.” (리즈)

“미국인은 즐기는 것도 말을 해줘야만 알아. ‘맥주 타임’이란 광고를 들으면 당장 맥주 6팩 사오고 다 퍼마시고, 다음날 숙취에 쩔고! 이탈리아인에겐 말할 필요가 없이 ‘열심히 일한 당신, 쉬라’는 표지판만 보면 알아서 척척인 걸! ‘오늘 점심 시간엔 집에 갔다 와야지.’ ‘짬을 이용해서 아내와 사랑을 나눠야지!’” (루카)

“‘돌체 파 니엔테’라고 달콤한 게으름이란 뜻으로 이탈리아인 생활신조야.” (이발사)

 

피자를 마음껏 먹는 리즈와 참는 소피.

“이제 편하게 살래. 아침마다 전날 먹은 거 생각하며 머리 쥐어뜯고 칼로리 계산하며 샤워하는 것도 싫어. 이젠 막 먹을래. 살찌겠단 게 아니라 구속을 벗어나려고. 이렇게 해보자. 이 피자 다 먹고 축구 보러 가고 내일은 데이트하고 사이즈 큰 바지 사자.”(리즈)

소피는 그제야 웃으며 피자를 집어들었다.

 

리즈는 데이빗을 떠올리며 이메일을 썼다.

“우리 서로를 힘들어 하지만 그냥 살자. 참고 가는 거야. 우리 싸움도 많이 하지만 그래도 헤어지지는 말고 억지로 같이 살아보는 거야. 힘들겠지만 헤어지지 않는 게 좋잖아.” (데이빗)

 

“데이빗, 한동안 연락이 뜸했지? 그동안 생각 많이 했어. 함께 하면 행복하니까 힘들어도 같이 살자고? 당신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그 제안대로 해 볼까 깊이 고민해봤어. 근데 ‘아우구스테움’을 구경하곤 생각이 달라졌어.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만든 곳인데 적들이 다 파괴했지. 천하의 로마 황제도 상상 못했을 거야. 엄청난 로마가 하루만에 재로 변했잖아. 중세 암흑기 땐 누가 황제 유골함도 훔쳐갔어. 12세기엔 요새였고, 그러다 투우장, 화약 창고로도 썼지. 이젠 노숙자들 화장실이 돼버렸어. 여긴 로마에서 가장 적막하고 외로운 곳이야. 수백 년간 주위 도시는 커졌지만 이 곳은 실연의 상처 자국처럼 남았지. 아프지만 달콤한 곳!………우린 변화를 두려워해. 현상 유지한답시고 끔찍하게 망가지지. 근데 오랜 세월 혼란을 겪은 이 곳은 달라. 한때 화재와 노략질로 파괴됐지만 이곳은 다시 세워졌잖아. 내 인생이 혼란스웠던 게 아니라 집착이 문제란 걸 알았어. 때론 무너져도 괜찮아. 무너지면 다시 세울 수 있잖아. 이 영원한 도시 아우구스테움에서 봤듯이 모든 건 끊임없이 변하면서 발전해. 우린 서로를 떠나야 변할 수 있어. 두렵지만 한 번은 무너져야 해.” (To.데이빗 From.리즈)

 

두 번째 여행지 인도에 도착한 리즈는 제일 먼저 명상 센터에 들렸지만, 그만 졸고 말았다.

 

“작업복 입고 ‘세바’ 구역으로 가요. ‘세바’는 봉사라는 뜻인데 일을 하라는 거죠.” (안내자)

“고마워요.” (리즈)

 

옷을 갈아입은 리즈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물걸레 청소를 했다. 다른 쪽에서 역시 같은 자세로 청소하고 있던 젊은 인도 여성이 리즈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인도 10대 남자애들은 뼈 밖에 없어요. 난 툴시예요.”(툴시)

“난 리즈. 어디 출신이니?” (리즈)

“옆 마을이요. 부모님이 몇 년째 봉사하셔서 여기서 많이 지내요. 그런데...내가 나이가 됐다고 곧 시집 보낸대요.” (툴시)

“결혼 싫어?”(리즈)

“절대 싫어요.” (툴시)

 

그 때 감독관의 자세로 의자에 앉아 독서 중이던 노인 한 분이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 “쉿!” 조용히 하라는 주의를 줬다.

툴시는 조용히 속닥거렸다.

“스승님처럼 대학에서 심리학 공부하고 싶어요. 내 또래 남자랑 사느니 신과 함께 할래요.” (툴시)

“우리 가족도 내가 인도 온 거 이해 못해.” (리즈)

“가족 가운데 나만 외톨이 된 느낌 알아요?” (툴시)

“충분히 알아.” (리즈)

리즈의 공감에 툴시가 좋아서 웃었다.

 

리즈는 새벽 4시 반 알람 소리에 억지로 깨서 명상 모임에 참여했지만, 생소한 인도말로 된 명상책을 건성 건성 넘기며 집중하지 못했다. 어제 리즈에게 명상 중에 졸았다고 신기하다 했던 남자 분이 이번에도 또 리즈를 유심히 지켜 보았다.

 

리즈는 툴시와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당신 이혼한 거 정말 잘했어요. 지금 행복하고 자유로워 보여요.” (툴시)

“전 남편은 내가 이기적이라며 욕할 걸.” (리즈)

“자신에게 화내거나 실망하지 마세요. 자식한테 결혼하라고 강요하지도 말고.” (툴시)

 

별안간, 그 남자 분이 두 사람의 식탁으로 다가와 자리를 잡았다. 남자 분은 툴시의 말 중간에 끼어들어 자신을 “텍사스의 리차드.”라고 리즈에게 스스로 소개했다.

 

리즈는 리차드가 그녀에게 먼저 다가와 자꾸 이래저래 훈수를 두는 관심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안 그래도 힘든데 시비 걸지 마요.” (리즈)

“나도 이혼했지. 전 아내는 날 ‘개자식’이라고 불러. 여긴 왜 왔나?” (리차드)

“평화를 찾으러요.” (리즈)

“평화를 찾으려면 치열한 싸움을 해야지. 명상실은 당신 안에 있어. 안 입는 옷 버리듯 생각을 정리하라고. 그걸 훈련해야 해. 삶을 정리하고 싶으면 마음부터 다스려. 그것도 못 다스리면 영원히 허우적대.” (리차드)

“노력 중이라구요.” (리즈)

“노력을 하니 문제지. 그냥 포기해버려. 마음을 비우고 가만히 정원을 바라보는 거야. 왜 가만 있질 못해? 힘든 거 알지만 인생이 변하잖아. 그것도 괜찮아. 인생을 바꾸기엔 여기만한 곳이 없지.” (리차드)

“내 감정...정리된 줄 알았는데 아직도 사랑하나봐요.” (리즈)

“그럴 수도 있지. 맘껏 그리워해. 사랑도 그리움도 결국 바닥나! 당신 가슴에서 그 감정을 다 끌어내면, 그 남자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이혼까지 정리하면, 그만큼 여유가 생겨. 그럼, 어떻게 될 것 같아? 새 세상이 열린다고. 그럼, 꿈꾸던 사랑으로 그 공간을 채워봐! 나중엔 용량이 커져서 이 세상도 사랑하게 돼.” (리차드)

 

“나도 한때는 막 살았어. 뻔한 얘기지. 술과 마약에 쩔고 여자들과 어울리고...후회 뿐이군. 결국 다 잃었어, 가족까지! ………그날도 퇴근 후에 개처럼 취해 버렸어. 지금 당신과 너무 비슷했지. 너무 생각만 많고 괴로운 건 싫었어. 그렇다고 술에 쩔어서 운전대를 잡다니. 내 아들이 겨우 8살이었는데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집 앞에서 놀면서 술독에 빠진 이 놈도 아빠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난 애를 못 봤어. 술에 취해 미친 나는 차를 마구 몰았고 애는 다행히도 옆으로 피했지. 그런데, 난 기억도 안나. 다음날 아침에 보니 아내와 애가 없더군. 아내는 모든 걸 창문 밖으로 지켜봤었고, 그 때 결심한 거야.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다고. 그렇게 됐어. ………아들 애가 18살이 됐어. 공부도 잘한대. 성격도 좋고 착하고... 가슴이 미어져. 내 꼴이 이게 뭐지? 애 크는 걸 못 본 게 한이 돼. ………괜찮겠지.” (리차드)

 

“자신을 용서할 때까지 여기 있기. 그럼 나머지는 저절로 잘될 거야. 나도 용서하고 싶어. 아직도 노력 중이야.” (리차드)

 

눈물을 글썽이며 털어 놓는 리차드의 사연과 격려에 리즈는 힘을 얻었다. 끝까지 사랑하고 그리워하면 슬픔도 언젠가 사라진다. 영원한 건 없다.

 

리차드는 리즈보다 먼저 인도를 떠나면서 마지막 격려를 남겼다.

“다시 사랑을 믿어봐!” (리차드)

 

리즈는 인도 여행을 이렇게 정리했다.

“인도 여행은 한 줄로 요약된다. 내 안에 있는 신을 발견하는 거다. 신은 완벽한 인간을 기대하지 않는다. 세상 걱정 근심 다 초월한 듯 천사처럼 미소 짓는 저 사람은 누구지? 영화 속 수녀님! 난 절대 아니야. 신은 내 안에 계신 거다.” (리즈)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 발리에 도착해 1년 전에 만났던 케투(점성술사)를 다시 찾아갔다.

“리즈, 다시 돌아왔구나. 그 땐 얼굴에 걱정, 슬픔이 많았어. 세상 다 산 할망구 같았지. 그런데 이젠 예뻐졌네.” (케투)

“많은 일이 있었어요. 로마에서 4달 동안 잘 먹고 건강해지고, 인도 아쉬람에선 명상하고...” (리즈)

“이젠 마무리해야지!” (케투)

“그래서 온 거에요.” (리즈)

“그건 내 전문이야.” (케투)

 

“도를 넘지 말아야 해. 매순간 말이야. 이렇게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이 좋아. 신도 자신도 너무 믿지는 말고. 한쪽으로 치우치면 혼란스러워. 균형을 잃으면 힘도 잃지. 아침엔 인도처럼 명상해. 심각하고 진지하게. 낮엔 신나게 놀고 오후엔 나 보러 오고 하루가 끝나면 또 명상을 하고. 간단해. 앉아서 조용히 웃는 거야. 쉬운 건 아니야. 얼굴도 웃고 마음도 웃고 몸속의 간도 웃고. 나중에 보자고.” (케투)

 

리즈는 케투의 조언대로 열심히 따랐다. 가부좌 자세로 경건하게 앉아 활짝 웃으며 명상을 했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가던 리즈는 그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마주 오던 차량과 부딪치면서 다리에 찰과상을 입었다. 가해 차량의 운전자인 남자가 서둘러 리즈를 살피며 병원에 가자고 했지만, 리즈는 괜찮다며 뿌리쳤다. 발리 민간요법 치료사인 와얀을 찾아가 상처를 치료했다.

 

그리고, 기분전환 겸 해변 파티에 갔다가 아까 리즈와 부딪쳤던 차량 주인인 그 남자 펠리페를 우연히 다시 만났다.

“나 때문에 죽을 뻔 했는데 정말 미안해요.” (펠리페)

펠리페는 파티에서 과음한 리즈를 숙소까지 데려다 주었고, 다음 날 자상하게 숙취 치료제도 챙겨다 주면서, 자신의 명함까지 건넸다.

“투어 가이드 필요하면 연락해요.” (펠리페)

 

리즈는 펠리페의 안내를 받으며 발리 시장을 구경했고,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우리 둘다 ‘앤트바진’...그러니까 경계선을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너무 편한 건 싫어하고 늘 새로운 걸 찾지.” (펠리페)

“그 말 맘에 드네. 당신 발음도 맘에 들고.” (리즈)

 

“계속 브라질에 살았어요?” (리즈)

“아내를 만나 호주에 갔지. 아내는 해외 출장이 많아서 난 애들과 집에 있고...” (펠리페)

“외조를 확실히 하셨네요.” (리즈)

“근데 그걸로 안 되더군. 애들이 다 커 버렸고, 난 보석 무역을 해서 아무 데서나 살 수 있었고, 이혼의 상처를 이기는 데는 발리가 최고 같아서 그래서 여기 왔지. 당신 사연은?” (펠리페)

“덜 비극적이긴 한데...뭘 모르고 결혼했다가 안 맞아 헤어졌어요.” (리즈)

“가슴 아팠겠네.” (펠리페)

“맞아요.” (리즈)

“나도 그랬어.” (펠리페)

 

펠리페는 리즈를 따라 케투를 찾았다.

“아내를 무척 사랑했군. 아직 상처를 치료 못했어. 아직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어. 또 상처 받을까 두려운 거야. 치료법은 딱 하나...믿는 거야. 괜찮아. 가슴이 아프다는 건 노력한단 거니까.” (케투)

“가슴 아플 일 또 있나요?” (펠리페)

 

인도에서 ‘텍사스의 리차드’가 리즈에게 다시 사랑을 믿어보라고 조언했었는데, 케투가 펠리페에게 똑같은 조언을 보태고 있었다.

 

펠리페의 아들 역시 아버지의 새로운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10년이나 지났는데, 이제 새로운 사랑 만나요!” (펠리페의 아들)

 

“속 없는 놈으로 보이겠지. 19살이나 먹은 아들 놈한테 뽀뽀나 하고 말이야.” (펠리페)

“사랑이잖아...따뜻한 사랑.” (리즈)

 

리즈는 펠리페와 함께 있느라고 2주 동안이나 케투를 찾지 않았고, 발리 민간요법 치료사 와얀은 그런 리즈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 두렵지? 네 맘 알아. 자신을 잃기 싫겠지. 사랑은 무섭고 위험해. 나도 그랬어. 매일 기도했지. 남편은 날 때렸지만 살려고 도망쳤어. 헬멧으로 맞았지. 그 때 딸 애가 나에게 떠나라고 했어. 그렇지? 그 때 겨우 네 살이었는데.” (와얀)

“엄마한테 이혼하라고 했어요.” (투티)

“펠리페를 부담스러워하지 마. 누구나 사랑 받고 싶어서 바보 같은 짓도 해. 사랑을 시작할 땐 다 그래. 너무 행복해서 걱정되고 그러다 병도 나고...나도 새로운 사람과 사랑할 땐 그래. 그러다 나를 잃지.” (와얀)

 

리즈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다가오는 자신의 생일 선물 대신에 뜻깊은 부탁을 했다.

“민간 치료사 와얀에게 집 구할 돈을 보내줘. 와얀은 싱글맘인데 발리에서 이혼할 때 여자는 돈, 아이 다 포기해야 해. 하지만 와얀은 모든 걸 팔아서 겨우 변호사를 구해 애를 데려왔지. 하지만 이 집 저 집 전전하느라고 그 때마다 단골을 잃고 애는 전학을 다녔어. 이 마을 사람들은 이제 내 가족 같아. 그렇다면 어떻게든 도와야 하잖아. 오늘은 와얀의 딸 투티가 파란 타일을 갖고 놀더라. 호텔 짓는 곳에서 주웠대. 언젠가 집이 생기면 파란 색 타일이 깔렸으면 좋겠대....한때는 내가 도움 받고 싶었지만, 이번엔 투티를 도와주고 싶어.” (To.친구들 From.리즈)

 

리즈는 친구들이 보내 온 1만 8천 달러를 와얀에게 전달했다.

“어머나! 집이 생기는 거에요?” (투티)

“모두를 위한 집이다. 약장, 서재도 만들고...” (와얀)

와얀은 너무 좋고 기뻐서 딸 투티와 손을 맞잡고 춤을 추었다.

 

펠리페는 해변가에 세워둔 보트로 리즈를 안내했다.

“당신이 와얀에게 집을 선물했잖아. 그걸 축하해야지. 보트 타고 가는 거야. 작은 섬으로. 최고로 아름다운 섬. 당신 짐도 싸 왔어. 화요일까지 거기 있자. 캠핑할 곳도 찾아놨어. 거긴 우리 둘과 앵무새 4백 마리 뿐이야. 맘에 들어? 이 말은 오늘밤에 하려고 했는데 지금 할게. 난 사업 때문에 계속 발리에 있어야 하고, 당신도 일 때문에 뉴욕을 떠날 수 없지만 떨어져 살면서 삶을 함께 하는 건 어때?” (펠리페)

“왜 그러고 싶은데?” (리즈)

“당신을 사랑하니까. 어서 가자.” (펠리페)

 

펠리페는 유쾌하게 리즈의 손을 잡아 이끌었지만, 리즈는 경직돼서 멈칫했다.

“안 돼, 미안해. 미안하지만 이렇게 당신을 따라갈 순 없어. 집에도 5일 못 갔고, 케투도 몇 주 못 봤어. 이건 아니야.” (리즈)

 

“그냥 가자. 우리 둘만. 며칠 다 잊자고. ……나도 당신처럼 두렵고 상처도 있어. 다 보여줬잖아. 근데 당신은 나와 다르게 다시 사랑하는 걸 두려워해. 하지만 때가 됐잖아. 내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해. 나를 사랑하는지 아닌지 말하라고. 사랑하면서 왜 말을 못해?” (펠리페)

 

“나도 몰라! 난 못해!” (리즈)

“두려운 거 알아. 나도 그래. 하지만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 (펠리페)

 

펠리페는 다시 한 번 리즈의 손을 잡았지만 리즈는 여전히 멈칫했다.

“이건 아니야. 왜 내 맘을 몰라? 간신히 얻은 삶의 균형을 포기할 순 없어. 그걸 잃으면 당신도 날 사랑 안 할 걸.” (리즈)

“그거 찾는다고 세계를 돌아다닌 거 알아. 그래서 찾은 게 뭔데? 20분씩 명상하고 주술사 만나는 거? 너보다 더 너를 사랑하는 사람을 받아들여 봐. 그게 균형이야.” (펠리페)

“제발 그만해. 내 삶의 균형에 대해 멋대로 정의하지 마. 내가 감정을 숨긴단 말 따위 듣기 싫어. 당신이 날 너무 사랑하면 무너질 것 같아. 위험한 사랑놀음 안 해도, 난 나를 사랑해!” (리즈)

“도망가려고? 결국 다 버리고 가는구나. 이게 얼마나 좋은데... 난 보트 탈 거야.” (펠리페)

 

펠리페는 상심에 빠졌고, 리즈는 짐을 싸서 발리를 떠날 채비를 했고, 케투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찾아갔다.

“당신이 날 치료했어요. 당신이 없었으면 날 찾지 못했을 거에요.” (리즈)

“넌 정말 좋은 친구이고, 내 딸 같아. 내가 죽으면 돌아와서 나 화장하는 것도 봐. 발리의 화장은 정말 재미있어.” (케투)

“알겠어요.” (리즈)

“몸 안의 간도 웃지? 내 말대로 다 했고? 인도에서 배운 대로 명상하고? 신 안에서 행복하지? 애인과 사랑도 잘하고?” (케투)

“그건....끝냈어요...” (리즈)

“왜 그랬나 모르겠다...” (케투)

“균형이 깨질까봐...” (리즈)

 

케투는 눈물 흘리는 리즈에게 말했다.

“케투 말 잘 들어. 때론 사랑하다가 균형을 잃지만 그래야 더 큰 균형을 찾아가는 거야.” (케투)

 

결국 이렇게 ‘진실 탐구 법칙’을 깨닫게 됐다. 중력만큼이나 강한 그 자연 법칙은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다 버리고 떠날 용기만 있다면, 안락함도 집착도 뒤로 한 채 몸과 마음이 원하는 진실을 찾아 나선다면, 그 여행의 매 순간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어깨를 부딪친 모두가 삶의 스승임을 안다면... 힘들겠지만 아픔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다면 진실은 당신을 비켜 갈 수 없다.

 

리즈는 서둘러 펠리페를 찾아갔다.

 

“내 주제어 정했어요. ‘아트라베시아모’! 그 의미는...‘같이 건너보자’예요.” (리즈)

 

리즈는 그렇게 펠리페와 함께 보트를 타고 또 다른 여행을 떠났다.

 

♣인정받는 커리어 우먼인 데다, 사랑해서 결혼한 잘생긴 남편, 좋은 친구들까지...겉만 보면 남부러울 게 없는 리즈는 사실은 심하게 외로웠다. 자신이 누구인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공허하고 외로웠다.

 

“아침에 눈 뜨면 어떤지 알아? 열정, 희망, 감정 아무 것도 안 느껴져. 제일 힘든 순간은 지나간 줄 알았는데 계속 이렇게 사는 건 죽음보다 잔인해.” (리즈)

 

리즈는 현실을 벗어나 이탈리아, 인도, 발리로 먼 여행을 떠났고 영화 제목처럼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실행했다.

 

“중심 잘 잡고, 세상을 바라볼 땐 머리로 계산하지 말고 가슴으로 느껴야 신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어.” (케투)

 

케투의 조언처럼 진정한 자아도 행복도 머리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찾아가는 것임을……리즈 뿐만 아니라, 나도 놓치고 살 때가 너무 많네! 자꾸 습관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그럴수록 공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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