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여행하며 자연히 힌디어를 배우게 되었다. 힌디어 교사로는 더 따져 볼 필요도 없이 나의 절친 수닐이 적임자였다. 수닐이 하루에 한 문장씩만 가르쳐 주기로 일방적으로 정했기 때문에, 그날 이후 며칠 동안 그가 반경 10킬로미터 안의 어딘가로 종적을 감추면서 나는 수없이 그 문장을 소리 내어 반복해야 했다.

“순다르 하와 찰 라히 헤(아름다운 바람이 불어오네).”

 

즉흥적으로 생각해 낸 문장인지, 아니면 수닐의 억지 주장대로 며칠 동안 갈고 다듬은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마침 갠지스강 쪽에서 산들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순다르 하와(아름다운 바람)’가 불어온다고 말하는 순간, 정말로 바람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인식의 커다란 전환이었다.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감정이었다. 메마른 가슴에서 메마른 가슴으로 비를 머금은 바람이 물결쳐 가는 것이 느껴지는 듯 했다.

 

바람이 불든 불지 않든 나는 그 문장을 계속 말하고 다녔다. 나는 ‘순다르’라는 단어를 모든 사물에 적용해 나갔다.

 

‘순다르 페르 나츠 라하 헤’ (아름다운 나무가 춤을 추네)

‘순다르 두칸 쿨 라히 헤’ (아름다운 가게가 문을 여네)

‘순다르 팔왈라 꼬 순다르 팔 바훗 헤’ (아름다운 과일 장수에게 아름다운 과일이 많네)

‘순다를 서머여 바흐 라하 헤’ (아름다운 시간이 흘러가고 있네)

 

그 문장들과 함께 모든 나무와, 상점과, 저울 눈금 속이는 과일 장수와 내 여행의 시간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또한 ‘순다르’라는 새로운 단어를 알고 나자 사람들의 일상 대화에서 그 단어가 자주 귀에 들렸다. 없었던 단어가 새롭게 존재하게 된 것이 아니었다. 늘 거기에 있었지만 내가 듣지 못했을 뿐이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의식과 무의식이 그가 사용하는 언어를 결정하며 사물을 보는 시각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무의식이 많이 억압되어 있거나 어둡다면 부정적인 언어를 주로 사용할 것이다. 무의식 속에 슬픔과 분노가 있다면 당신은 세상에 그 감정을 투영할 것이다.

 

‘아즈 나야 딘 헤’ (오늘은 새로운 날이네)

‘나이 쿠시 아 라히 헤’ (새로운 행복이 다가오네)

‘메레 딜 메 바훗 나이 아샤 헤’ (내 가슴에 새 희망이 가득하네)

 

세상은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는 대로 존재한다. 무엇을 보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보는가, 무엇을 듣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듣는가, 무엇을 느끼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느끼는가가 우리의 삶을 만들어 나간다.

--류시화의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중에서!!

 

(^-^)어떻게 보고, 듣고, 느끼는지가 인생이 되고 세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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