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효과(Endowment effect)

중고차 매매업자의 주차장에는 BMW 자동차가 위풍당당하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이미 몇 킬로미터를 주행한 차였지만, 흠잡을 데 없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5천만 원이라는 가격이 너무나 비싸게 느껴졌다.

 

나는 중고차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 있다. 내가 보기에는 최고 4천만 원 정도가 적정해 보였다. 하지만 그 판매업자는 양보하려고 들지 않았다.

 

첫 협상이 깨진 뒤 일주일 만에 판매업자는 다시 나에게 연락을 해왔다. 그리고 4천만 원에 그차를 넘겨 주겠다고 말했다. 물온 나는 당장 수락했다.

 

이튿날 그 BMW를 나고 가다가 어느 주유소 앞에 멈췄는데 주유소 주인이 걸어오더니 내 차를 5천5백만 원에 그것도 현금을 주고 사겠다고 제안해왔다.

 

나는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며 고맙지만 싫다고 거절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의 태도가 얼마나 비합리적이었는지 깨달았다.

 

바로 전날까지 최고 4천만 원 정도의 가치로밖에 안 보였던 것이, 내 소유로 넘어오자 갑자기 5천5백만 원을 받아도 부족한 가치를 갖게 된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바는 BMW를 즉시 되팔아야 했다. 그러나 그 뒤에 숨어 있는 생각의 오류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바로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다.

 

우리는 소유하고 있는 것을 소유하지 않을 때보다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느낀다. 달리 표현하면, 자신의 소유물을 팔 때 스스로가 그것에 대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요구한다.

 

워런 버핏의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찰리 멍거는 소유 효과를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젊은 시절 그는 특출하게 돈벌이가 되는 투자를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는데, 유감스럽게도 이미 전 재산을 투자한 상태여서 여유 자금이 없었다.

 

새로운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지분의 일부를 팔아야 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미 투자한 것 가운데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유 효과가 그를 주저하게 만든 것이다. 결과적으로 멍거는 50억 원이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렸다.

 

무엇을 버리는 일은 무엇을 쌓아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것은 우리가 왜 집안을 허접 쓰레기들로 채우곤 하는가를 설명해줄뿐더러, 예술품 애호가들이 왜 쉽게 물건을 바꾸거나 팔지 않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사물들에 얽매이지 말라. 당신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을 대자연에게 잠시 빌렸다고 생각하라. 언제든 다시 빼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롤프 도벨리의 [스마트한 생각들] 중에서!!

 

(^-^)결국은...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인생, 덧없는 소유와 집착에 얽매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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