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은 대학 진학을 원했기 때문에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한 것이다. 앤의 절친 다이애나는 대학 진학 대신 고향에 남기로 했다. 앤이 원했던 것은 독립된 직업이고, 다이애나가 원했던 것은 결혼이었다.

 

중고등학교나 대학 강연을 가면 꼭 나오는 단골 질문이 있다. ‘저는 연기를 하고 싶은데 부모님은 의대에 가길 원해요.’와 비슷한. 사실 이 질문의 카테고리에는 이상과 현실이 있다.

 

꿈과 현실, 그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나는 그런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우리네 삶이 두부를 자르듯 명확히 잘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살면서 어떤 종류의 고통을 참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좋은 글을 쓰겠다는 건 매일 원고지를 채우겠다는 의미이고, 작가가 된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서 글을 써야 한다는 걸 뜻한다. 글을 쓰다 보니 생긴 손목터널증후군, 허리디스크, 좌골신경통을 직업병으로 달고 살아야 함이다. 물론 편집자의 원고 독촉 전화와 오타와 비문을 지적하는 독자들, 출판 계약이 뜻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굴욕과 궁핍한 생활을 견디는 것도 포함된다.

 

내가 아는 작가 중,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진 작가는 셀 수 없이 많다. 전업 작가의 길은 멀고도 험해 작가이면서 마트 직원이거나, 경비원이거나, 학원 강사이며 방과 후 글짓기 선생님이 태반이다. 가수나 화가가 되겠다는 것 역시 끝없이 이어지는 연습과 가난해져도 꿈을 버리지 않겠다는 심정적 결단을 뜻함이다.

 

무엇을 원한다는 건 그것에 따른 고통도 함께 원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꿈을 이루기 위한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앤은 원하는 직업을 얻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사랑하는 아줌마, 아저씨와 정들었던 고향을 떠나는 슬픔을 겪을 것이다. 다이애나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연애의 괴로움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망설이는 까닭은 그 결정으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몫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의 결과가 지금의 우리이며,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스스로의 몫이다. 소설가 김훈이 말했다. “물고기가 낚시 바늘을 물지 않고 낚싯밥을 먹을 순 없다.”

 

모든 선택은 위험한 것이며, 그것이 선택의 본질이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

--백영옥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중에서!!

 

(^-^)스스로 선택한 만큼 스스로 책임지는 게 당연한 인생의 법칙! 선택도 책임도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지만,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캡틴!! 힘내자, 캡틴~♣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일정 커미션을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LIST

'about 슬기로운사람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생각  (0) 2020.08.24
가지치기  (0) 2020.08.21
책 한 권을 가장 빠르게 독파하는 방법  (0) 2020.08.18
성장 독서  (0) 2020.08.17
어른의 시간  (0) 2020.08.14
그들은 왜 옷을 줄였을까  (0) 2020.08.12
비극의 보편성  (0) 2020.08.11
시간이 하는 일  (0) 2020.08.10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  (0) 2020.08.07
마음의 숲  (0) 2020.08.06

 

“앨런 부인과 마음을 터놓고 얘길 나눴어요. 토마스 부인과 쌍둥이 얘기, 캐시 모리스와 초록지붕 집에 오게 된 얘기, 기하학 때문에 속 썩는 얘기도요. 근데 믿어지세요, 아줌마? 앨런 부인도 기하엔 완전 젬병이었대요. 그 말이 저한테 얼마나 위로가 됐는지 몰라요.” (앤이 했던 말)

 

.....................................

 

H의 어린시절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썰매에 관한 것이었다. 겨울이면 한강이 얼던 시절, 초등학생이었던 H는 친구와 함께 썰매를 타러 갔단다. 그런데 친구가 새로 산 썰매를 자랑하며 얼음 위를 신나게 달리다가 그만 물에 빠지고 말았다. 친구는 재빨리 물에서 빠져나왔지만 새 썰매를 자랑하던 기세는 사라지고, 있는 대로 풀이 죽었다. H는 그런 친구를 바라보다가, 미끄러진 듯 물에 빠졌다. 사실은 일부러 물에 빠져준 것이었다. 그러자, 갑자기 친구의 얼굴이 밝아졌고, “으하하하!” 웃기까지 했다. 두 친구는 홀딱 물에 젖은 옷을 툭툭 털며 사이좋게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H에게 일부러 물에 빠진 이유를 물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H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언제 위로받는 줄 알아? 쟤도 나처럼 힘들구나! 바로 비극의 보편성을 느낄 때야.”

 

누군가의 성공담에는 교훈이 있지만 위안은 없다. 우리는 누군가의 실패에서 위로받는다.

--백영옥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중에서!!

 

(^-^)나만 힘든 세상은 없으니, 서로 오순도순 위로~격려하며 살기♣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일정 커미션을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LIST

'about 슬기로운사람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한 권을 가장 빠르게 독파하는 방법  (0) 2020.08.18
성장 독서  (0) 2020.08.17
어른의 시간  (0) 2020.08.14
선택의 본질  (0) 2020.08.13
그들은 왜 옷을 줄였을까  (0) 2020.08.12
시간이 하는 일  (0) 2020.08.10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  (0) 2020.08.07
마음의 숲  (0) 2020.08.06
의미 있는 비난  (0) 2020.08.05
스마일~(^-^)  (0) 2020.08.04

 

누구에게나 ‘빨강머리’가 존재한다. 어떤 사람에겐 평균 이하의 작은 키, 어떤 사람에겐 별 모양의 화상 자국, 또 누군가에겐 어린 나이부터 썼던 두꺼운 난시 교정용 안경, 혹은 유난히 뚱뚱한 몸일 수도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이른바 콤플렉스라 부른다.

 

내 어릴 적 빨강머리는? 내 경우엔 아빠가 대학에만 가면 코수술을 시켜주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부터 코에 대한 콤플렉스가 생겼다. 그전까진 내 코가 납작한지도 몰랐다. 코가 납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자꾸 만지작거리는 버릇이 생겼고, 코를 만지려 하다 보니 손톱이 성가셔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는 어린 삼촌들이 세 명이나 함께 살았는데, 그중 가장 콧대 높은 외삼촌은 잠자는 내 코에 빨래집게를 꽂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사람을 보면 일단 코부터 쳐다보는 습관은 그때부터 시작이었고, 낮은 코는 내 유년 시절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가면서부터 조금씩 내 코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심지어 제법 귀엽단 소리도 들었고 그러면서 난 어느 날부터 그냥 적당히 낮은 내 코를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됐다. 중요한 사실도 깨닫게 됐다. 내 콤플렉스는 내 눈에만 유독 도드라져 보이는 것일 뿐, 누구도 내 코를 관심있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

 

그 옛날, 언니가 울고 있는 내 등을 쓸어주면서 “다 지나간다.”고 했을 때, 나는 그 뜻을 알지 못했다. 제아무리 기다려도 앤의 빨강머리가 눈부신 금발머리가 될 리는 없다. 빨강머리가 싫어서 아줌마 몰래 검은색 염색약을 머리에 발랐던 앤은 온통 초록색으로 변한 머리카락을 본 후, 절규하듯 외쳤다. “전 이제까지 빨강머리가 세상에서 최악이라고 생각했어요.” 앤은 머리카락이 초록색이 되고 나서야, 자신의 빨강머리가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시간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똑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하는 힘이 아닐까. 시간은 느리지만 결국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우고, 나무를 자라게 한다. 나는 그것이 시간이 하는 일이라 믿는다. 시간이야말로 우리의 강퍅한 마음을 조금씩 너그럽고 상냥하게 키운다. 그러니까, 어느 날 거울을 보며 당신도 이렇게 중얼거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럭저럭, 이 정도도, 나쁘지 않아…….’

--백영옥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중에서!!

 

(^-^)누구에게나 빨강머리가 있고, 콧대 높고 심술궂은 삼촌이 있고……언니의 말처럼 (시간을) 견디다 보면 다 지나간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일정 커미션을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LIST

'about 슬기로운사람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장 독서  (0) 2020.08.17
어른의 시간  (0) 2020.08.14
선택의 본질  (0) 2020.08.13
그들은 왜 옷을 줄였을까  (0) 2020.08.12
비극의 보편성  (0) 2020.08.11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  (0) 2020.08.07
마음의 숲  (0) 2020.08.06
의미 있는 비난  (0) 2020.08.05
스마일~(^-^)  (0) 2020.08.04
셀프 칭찬  (0) 2020.08.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