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와 이과가 통합되면서 다른 교과 동료 선생님들과 새로운 융합 교육 커리큘럼을 열정적으로 준비 중인 기간제 교사 그녀에게 동료 선생님이 냉정하게 충고하는가 하면, 진학 부장까지 나서서 입시에 도움이 안 돼서 학생 * 학부모 민원이 많다고 반대한다.

 

“솔직히 그냥 월급 따박따박 나오니……그냥 대충 학교 생활만 하면 되지……

오히려 소신있게 살면……나만 손해지……주변에 적들만 생기고...” (동료 선생님)

 

“차라리 그 시간에 임용고시 시험 준비나 하세요. 그게 훨씬 이득이에요.” (동료 선생님)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하자, 신기하게도 문과 이과 수업이 연결되고 한 맥락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수업을 들은 아이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지만, 여전히 수능 대비에 도움이 되는 수업이 중요하다는 반응 역시 계속됐다.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곤 한다.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선배는 자신의 빈 자리로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는 그들을 위해 뭔가 미리 준비를 실행한다.

 

선후배가 한 팀이 되어 일한다는 것. 게다가 서로에게 좋은 선후배가 돼서 한 팀으로 열심히 일하다가 헤어짐을 맞이한다는 것. 인생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친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끝까지 할게요.”

 

기간제 교사 그녀는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지며 힘을 낸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함께 성장하는 삶 그 자체로 두고두고 따뜻한 울림과 감동과 격려와 응원의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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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3학년 자퇴 신청 학생 명단 공유합니다”

 

“……믿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담임 선생님 2)

 

“자퇴 꼭 해야겠어? 학교 안 간다도 된다고 너무 늦잠 자지 말고. 공부도 좀 하고. 좋은 어른 되고……. 너의 앞날을 무조건 응원한다!”(담임 선생님 1)

 

“노멀이에요. 제 웹툰 필명. 나중에 다른 작가처럼 유명해지면 싸인도 해 드릴게요.”

(자퇴한 아이)

 

“나중에 후회한다고 그럼 어떡하죠?”(담임선생님 2)

 

“그것도 본인 선택이고……어차피 애들 인생, 부모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애들 인생인데……그냥 잘 살기를 바라는 거지!”(담임 선생님 1)

 

“제 얘기 아무거나 해도 되죠. 학교에 친구가 없어요. 그래서 자퇴서 냈어요. 저 루저거든요. 저도 여기 있는데……솔직히 저 같은 애들 선생님 아무도 신경 안 쓰잖아요. 저 대학 갈 성적 안 되잖아요. 학교에선 들러리밖에 안 되고. 전 학교에서보다 밖에서 배우는 게 더 많은데요. 학교에선 이런 거 안 알려주잖아요.” (자퇴 결심한 아이)

 

“얘 인생인데 지가 잘 돼도 지가 잘한 거, 잘못돼도 지가 잘못한 탓이죠. 부모라고 얘 인생을 맘대로 하겠어요.” (아버지)

 

“솔직히 저 진짜 수업 많이 했는데 아시죠? 솔직히 목 다 쉬어가며 했는데 아시죠?”(성과급에서 밀려난 선생님 1)

 

“사실은 나도 학교 생활 재미없어진 지가 꽤 됐어. 매너리즘이라고 하지. 그런 거…

우리 같이 보이지 않는 데서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은 밀리고……” (성과급에서 밀려난 선생님 2)

 

아이들의 길도,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선생님의 길도 어느 길도 쉬운 길은 없다. 인생 길은 아이라고 어른이라고 난이도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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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독 13) 사람때문에……

 

졸업했던 모교에서 6년이나 기간제 교사로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정교사 시험에 떨어지는 동료 지해원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던 1년 된 기간제교사 고하늘. 타학교 정교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그의 소식에 눈물 흘리며 진심으로 기뻐한다.

 

25명 중에 23, 집중력 부족, 소심하다현직 고3 진학 부장 선생님으로 빛나게 활약 중인 박성순의 중학생 아들 현주소. 그녀는 11년 동안 진학부장 경력에 교무부장 추천까지 받았지만 심란하다. 다른 애들 챙긴다고 내 아들은 거의 꼴찌인 줄도 몰랐다니.

 

한편 교장에서 원로 평교사로 밀려나기 직전인 변성주는 마지막으로 후배인 박성순을 교무부장으로 밀어주고 싶은데…….

 

박성순은 또 역시 자신이 자리를 옮기면 외롭게 남게 될 후배들 배명수, 도연우, 고하늘이 걱정되고……. 그녀는 고민 끝에 남편에게 하소연했다.

 

진학부장 딱 1년만 더 하면 안 되나?”(박성순)

 

이유가 뭔데?”(남편)

 

사람 사람 때문에 ” (박성순)

 

결국 그녀는 2년째 접어든 기간제 교사이자 후배인 고하늘에게 이렇게 응원하는 길을 선택했다.

 

내가 보기엔 선생님도 이제 거의 다 왔어요. 선생님도 1년만 더 버텨요. 내가 진학부에서 1년 더 버텨줄 테니깐…….”(박성순)

 

자신이 재학했던 모교에서 6년이나 기간제 교사로 몸담고서도 결국은 정교사 시험에 낙방한 지해원은 짐을 챙겨 떠나면서 어떤 심정이었을까? 배신이나 원망의 감정을 품을만도 한데, 그는 여전히 옛동료들에게 연락하고 소식을 전했다.

 

교장에서 한순간에 평교사로 전락하게 된 변성주의 심정은?

 

워낙 고생길이라 남들이 다 마다하는 진학부장 자리를 사람 때문에 1년 더 하겠다고 선택하는 박성순의 마음 속은?

 

학생 시절, 불의의 사고에서 자신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스승의 길을 따라 자신도 꿋꿋하게 기간제 교사 소임을 다하며 스승의 아내가 홀로 꾸려나가는 작은 국수집을 계속 드나들고 있는 고하늘의 마음 속은?

 

학교 역시 사회 속의 사회, 또 하나의 기성 조직으로서 정치가 난무하고 경쟁이 불붙는 냉정한 현실 축소판이지만 그 와중에도 박성순의 말처럼 사람 때문에 남다른 선택지를 찾는 그들이 있어서 세상 살 맛이 나는 듯 싶다.

 

그들이라고 왜 남들처럼 승진하고 싶고, 이왕이면 편한 길로 가고 싶고, 자기 이익을 챙기고 싶지 않으리오.

 

더불어 잘 사는 길을 선택하는 그들의 혜안과 헌신, 노력 덕분에 세상 살 맛이 나고, 소외된 약자들에게도 희망의 기운이 나눠지는 게 아닌가 싶다.

고마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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