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카페>

#1993 #드라마 #코미디

♣감독 : 퍼시 애들론

♣출연 : 마리안 제게브레히트/C.C.H.파운더/잭 팰랜스 등...

 

♠스포일러 있어요~^^

 

영화는 못 봤어도 아마 여기저기서 OST는 들어봤을 수 있다. 그 유명한 ♪Calling You♬

 

♪♬사막을 따라 라스베가스 어딘가로~ 내가 있던 곳보다 나은 어딘가로~ 고장나버린 커피 기계~ 엉망이 되어버린 작은 카페~ 난 널 부르고 있어~ ♪♬

 

온종일 먼지 바람 가득 날리는 황량한 사막에 자리잡고 있는 낡고 초라한 ‘바그다드 카페’. 명색이 카페인데 노랫말처럼 커피머신은 고장난 지 오래돼서 커피를 못 팔고 있고, 손님이라곤 고작 사막을 지나치는 길에 들른 트럭 운전사들 정도일 뿐이다.

 

카페 주인인 브렌다는 파리 날리는 가게 운영에, 무능하고 게으른 남편과 하루종일 피아노만 치는 어린 미혼부 아들과 울고 보채는 갓난 아기인 손자, 한껏 꾸미고 외출해서 놀기만 바쁜 철부지 딸까지 홀로 짊어진 삶의 무게에 그야말로 지치고 찌들었다.

 

브렌다는 길가에 버려져 있던 커다란 보온병을 주워 온 남편에게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장난감이 아니라 커피 기계가 필요하다고!” (브렌다)

 

절박하게 악쓰는 아내를 달래진 못할망정 남편은 오히려 “계속 그렇게 박박 긁어대면 나 떠날 거야.”하면서 정말 떠나버렸다.

 

“돌아오지 마. 우는 것도 아까워.” 해놓고 막상 울고 있는 브렌다 앞에 저 멀리 도로 건너편에서부터 무거운 여행가방을 끌고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풍만한 몸매의 낯선 그녀가 나타났다. 먼 독일에서 미국까지 여행 와서 남편에게 매몰차게 버림받고 혼자가 된 야스민이었다. 무거운 짐가방을 이끌고 한참을 걸어온 야스민은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눈물을 닦고 있는 브렌다에게 물었다. “모텔이 어디에요?” (야스민)

 

카페 바로 옆에 있는 모텔 역시 브렌다가 관리하고 있었지만, 카페 못지 않게 허름하고 낡아빠진 모텔에 진짜 묵을 생각이 있는지 거듭 확인에 나섰다.

“진심이에요? 택시 안 불러도 돼요? 언제까지 묵을 건데요?” (브렌다)

 

야스민이 여행자 수표로 결제하고 키를 받아 룸에 들어서보니 천정 벽지가 뜯어져 있고 곳곳에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먼지가 켜켜이 내려앉아 있다.

 

짐을 대충 정리해두고 카페에 들어서 커피를 주문해보니 웨이터 카후엔가는 무심하게 커피 기계가 없다며 커다란 보온병에 담긴 커피를 따라 주었다. 사실 그 보온병은 야스민의 것으로 남편이 야스민과 함께 매몰차게 길가에 버린 것이었지만 그녀는 짐짓 모른 체 했다.

 

브렌다는 갓난 아기를 의자에 묶어둔 채 피아노만 치는 아들에게 악을 쓰며 야스민의 룸을 청소하러 갔는데 방안에 온통 남자 옷과 물건뿐인 걸 보고 수상하단 생각에 바로 보안관을 호출했다.

“남자 옷으로 가득 찬 가방에 언제 떠날지도 모르고 수상하잖아요.” (브렌다)

“뭘 입든 자기 취향이죠. 여권도 여행 티켓도 아무 문제 없는데요.” (보안관)

 

보안관의 확인에도 불구하고 의심을 거두지 못한 브렌다는 야스민이 계속 머물겠다는 걸 마땅찮아 했다. 하지만 불친절한 브렌다와는 달리 야스민은 고객이면서 자신의 방을 직접 대청소하는가 하면, 웨이터 카후엔가에게서 브렌다의 남편이 떠나버렸다는 얘길 전해 듣고 손수 카페 운영에 필수인 장보기 목록을 메모해주고, 브렌다가 장보러 간 사이에 온갖 잡동사니로 어지럽고 지저분했던 사무실을 깨끗하게 정리해 놓았고, 칭얼대는 갓난 손자까지 능숙하게 안아 돌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브렌다는 전혀 고마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총까지 들고 와 야스민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내 사무실 누가 건드렸냐고!” (브렌다)

“나는 좋아할 줄 알았어요. 행복해할 줄 알았어요. 편하게 일하면 좋잖아요.” (야스민)

“모텔 손님이 내 행복을 신경 써요? 무슨 헛소리! 그 따위 말 안 믿어요. 난 절대 못 믿어요. 누가 그러라고 허락했어요? 누가 그 쪽더러 신경쓰래요? 무슨 상관이에요? 원래 있던 상태로 전부 원상복귀 시켜요, 하나도 빠짐없이.” (브렌다)

 

그 무안을 당하고도 야스민은 계속 모텔에 머무르면서 카페를 찾았다. 그리고 몰래 자신의 자켓을 입고 있다가 들킨 브렌다의 딸 필리스와 오히려 마음껏 패션쇼 놀이를 즐겼고, 엄마에게 타박만 당하는 아들 살라모에게 피아노 연주를 계속하라고 격려하며, 살라모의 갓난 아들까지 능숙하게 보듬었다.

 

브렌다는 딸과 아들, 손자까지 야스민의 룸에 모여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또 불같이 화를 냈다.

“이대론 못 살겠어요. 더는 못 참아요. 당신이 뭔데 이래요? 무슨 속셈이에요? 누구 맘대로 내 삶을 휘젓어요? 여기서 나가요. 얼른 짐 챙겨 나가요. 가서 당신 애랑 놀아요.” (브렌다)

 

야스민은 그렇게나 까칠한 브렌다에게 덤덤하게 고백했다. “난 애가 없어요.” (야스민)

 

야스민의 아픈 고백에도 잠시 움찔했을 뿐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던 브렌다는 금세 다시 돌아왔고 비로소 달라졌다.

“저기요.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일도 많고 애들도 돌봐야 하니까요. 남편이 일주일 전에 떠났거든요.” (브렌다)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게 되면서 팍팍한 현실에 우악스럽기만 했던 브렌다 마음의 문이 비로소 부드럽게 풀어지기 시작했다.

“좋은 오후에요, 야스민.” (브렌다)

“좋은 오후에요, 브렌다.” (야스민)

 

야스민은 카페에서 브렌다를 도와 손님들에게 서빙을 했고, 독학으로 익힌 마술을 곁들여 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주변을 편안하고 즐겁게 만들면서 자신도 즐거워하는 야스민의 포근한 아우라에 매력을 느낀 화가 콕스의 초상화 모델도 열심이었다.

 

“브렌다 카페 가 봤어? 마술쇼를 하는데 라스베가스보다 잘해. 거기 가서 커피 한 잔 하지.”

트럭 운전사들의 홍보까지 힘입어 어느새 바그다드 카페는 손님들로 북적였고, 브렌다는 야스민에게 배워 함께 마술쇼를 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북돋우는데 한몫 했다. 카페도 브렌다도 야스민과 함께 하면서 놀랍게 달라졌다.

 

그러나, 보안관이 찾아와 안타깝게도 야스민에게 나쁜 소식을 전했다.

“지금쯤 독일로 돌아간 줄 알았습니다. 여기서 일해요? 그럼 영주권이 필요합니다. 여행 비자도 만료됐고, 죄송하지만 신고해야겠어요.” (보안관)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된 야스민은 하는 수 없이 짐을 챙겨 불현듯 떠나게 됐다. 브렌다는 택시를 타고 떠나는 야스민의 뒷모습을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잘 있어요, 브렌다.” (야스민)

“잘 가요, 야스민.” (브렌다)

 

야스민이 떠나면서 카페의 특별한 활력소였던 마술도 사라졌고, 다시 예전처럼 우중충하고 썰렁한 분위기로 빠르게 돌아갔다. 다시 미소 잃은 공허한 눈빛으로 돌아간 브렌다는 창밖만 우두커니 바라보았다가 우편함을 뒤졌다가 했다. 화가 콕스는 완성된 야스민의 초상화 액자를 카페 안에 걸어두고, 꽃병도 놓았다. 모두들 야스민을 그리워했다.

 

어느 날 전화벨 소리에 황급히 달려가는 브렌다.

“나 브렌다예요. 어디에요?” (브렌다)

 

제대로 된 응답 없이 전화가 끊기고 말았다.

 

저 멀리서 무거운 여행 가방을 끌고 돌아오는 야스민을 본 브렌다의 얼굴에 다시 활짝 웃음꽃이 피었다. 두 사람은 정답게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고, 필리스와 살라모, 갓난 아기까지 반갑게 마중나왔다.

 

바그다드 카페엔 “마술! 마술! 마술!”을 연호하는 손님들로 다시 북적였고, 살라모의 멋진 피아노 연주에 야스민과 브렌다는 물론이고 손님들까지 쿵짝 쿵짝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마술을 즐기는 파티가 신나게 펼쳐졌다.

 

♪♬다들 잘 있었나요? 나도 이곳 모하비 사막에 살고 싶네. 편하고 느린 삶 끌리지 않아? 시작해봐요. 오늘을 사는 거에요. 바그다드 카페에서 쇼가 시작됐으니까. 서두를 필요 없어요. 삶이 아름다워질 테니까. ♪♬

 

손님들 속에 몰래 섞여 있던 브렌다의 남편. 그는 사실 브렌다를 떠나지 않고 가까이에서 계속 걱정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브렌다는 남편에게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포옹을 했다.

 

화가 콕스는 꽃을 들고 야스민을 찾았다.

“제가 당신에게 결혼해달라고 하면…그리고 (당신이) 승낙하면…(떠나지 않고) 영원히 있을 수 있어요. 결혼해 주겠소, 야스민?” (콕스)

 

야스민은 미소로 답했다. “브렌다랑 상의해볼게요.” (야스민)

 

포근하고 다정하고 착한 심성의 야스민이 황량한 사막 풍경에 훈훈한 온기와 살맛나는 힘을 불어넣었다. 선한 영향력의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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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먹고 자라는 것만이 삶의 전부는 아닐 거야. 이런 삶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게 분명해.” (호랑 애벌레)

 

더 나은 삶을 찾는 호랑 애벌레는 애벌레 기둥 꼭대기에 올라가기로 했다.

 

꼭대기에 오르는 과정에서 다른 애벌레들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니었다. 밟고 올라가느냐 아니면 발밑에 깔리느냐 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서로 위협과 장애물일 뿐이었다.

 

호랑 애벌레는 그 장애물을 디딤돌로, 위협을 기회로 삼았는데 오로지 남을 딛고 올라서야 한다는 생각이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고 덕분에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호랑 애벌레처럼 꼭대기에 오르고자 하는 다른 수많은 애벌레들과의 끝없는 경쟁이 펼쳐졌고 사방에서 떠밀리고 채이고 밟히기도 하면서 어떤 날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도 힘겨웠는데 그럴 때면 특히 불안의 어두운 그림자가 마음을 괴롭혔다.

 

그림자는 이렇게 속삭이곤 했다.

“꼭대기에는 뭐가 있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나도 몰라. 그런 건 생각할 시간도 없단 말이야!”

 

도중에 노랑 애벌레와 사랑에 빠져 평화를 누리기도 했지만, 호랑 애벌레는 다시 길을 떠났다.

“이게 삶의 전부는 아닐 거야. 무언가 더 있을 게 분명해. 다시 기둥에 올라야 한다.” (호랑 애벌레)

 

호랑 애벌레가 떠나고 홀로 남은 노랑 애벌레는 헤매 다니다가 털 투성이 자루에 갇혀있는 늙은 애벌레를 만났다.

 

“나비가 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단다.” (늙은 애벌레)

“나비가 뭐죠?” (노랑 애벌레)

나비는 미래의 네 모습일 수도 있단다. 나비는 아름다운 날개로 날아다니면서 땅과 하늘을 연결시켜 주지. 나비는 꽃에서 꿀만 빨아 마시고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사랑의 씨앗을 날라다 준단다. 나비가 없으면 꽃들도 이 세상에서 곧 사라지게 돼.” (늙은 애벌레)

“어떻게 나비가 되죠?” (노랑 애벌레)

날기를 간절히 원해야 돼. 하나의 애벌레로 사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만큼 간절하게. 너는 아름다운 나비가 될 수 있어. 우리는 모두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늙은 애벌레)

 

늙은 애벌레는 꽃들 사이를 날아다니며 사랑의 열매를 맺어주고 희망을 전하는 나비에 대해 깨닫게 해주었다.

 

한편, 호랑 애벌레는 계획대로 높은 기둥에 올라갔지만 결국 한탄하기에 이르렀다.

“그토록 고생해서 올라온 기둥이 수천 개의 기둥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니! 수백만 애벌레가 꼭대기까지 올라오느라 헛고생을 하고 있어!” (호랑 애벌레)

밑바닥에서 볼 때만 대단해 보였을 뿐 그렇게 높은 곳에 있는 데도 전혀 고귀한 자리가 아니었고, 애벌레 기둥 꼭대기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혼란에 빠진 호랑 애벌레는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는 노랑 나비를 보았다. 힘들게 기어오르지 않고도 얼마든지 높이 오르는 나비!

“우리는 날 수 있어. 우리는 나비가 될 수 있어. 꼭대기에는 아무 것도 없어.” (노랑 나비)

높이 오르고 싶다면 서로를 밟고 기어오를 게 아니라 노랑 나비의 말처럼 나비가 돼서 날면 되는 것이었다.

 

호랑 애벌레는 예전에 노랑 애벌레와 살던 곳으로 돌아와 노랑 나비의 보살핌과 도움을 받아 누에고치가 되고 인고의 시간을 거쳐 마침내 호랑 나비가 되었다.

 

고작 허무한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 서로를 가혹하게 짓밟는 애벌레들의 모습은 약육강식의 치열한 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인간 세상의 풍경과 흡사했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냉혹한 경쟁을 벌여 획득한 부와 명예와 권력 등이 행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다수의 애벌레가 기둥 꼭대기를 올라가니까 같이 따라 올라가고 따라 경쟁하기보다는 나비가 된 노랑 애벌레처럼 스스로의 잠재력을 믿고 희망으로 도전하는 삶,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삶이 아름답다. 노랑 애벌레는 나비가 돼서 마음껏 날아다니며 자신의 꿈을 이루었고, 호랑 애벌레와 꽃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했다.

 

코흘리개 시절, 호기심과 재미에 그저 무턱대고 많이 읽기만 했던 동화들이 어른이 돼서 비로소 새록새록 깨우침을 전하곤 한다. 어른이 돼서도 동화는 좋은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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