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완연한 때, 엄마가 텃밭에 무언가를 열심히 심고 있었다.

“엄마, 이 풀들은 뭐야?”

“풀이 아니고 이건 토마토고 이건 고추고 이건 가지고 이건 오이 모종이지.”

 

어린 내 눈에는 풀이나 채소 모종이나 그게 그거처럼 보였는데, 엄마는 널찍이 간격을 벌려 모종을 심었다.

“엄마, 왜 이렇게 멀리 심어? 얘네들 심심하겠다.”

“가깝다고 마냥 좋은 건 아니란다. 지금은 멀어서 외롭겠지만 나중에는 외려 고맙다고 그럴 걸. 가지를 벋고 꽃을 피울 때쯤에는 너무 가까우면 서로 다치고 상처를 입게 돼. 햇볕과 바람이 드나들고 통하려면 사이가 적당하게 벌어져야 해. 그래야 마음껏 가지를 벌려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 수 있거든.”

 

살면서 나는 사람에게 상처받을 때마다 엄마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좋으면 가까워지려고 애쓴다. 멀어질까 봐 꼭 붙든다. 그렇게 가까워지면 가까운 만큼 아프게 되고, 사랑한 만큼 상처도 입는다. 감정의 거리만큼 딱 그만큼 기쁘고 그립고 외롭고 버거운 것이 사람과의 사이다.

 

가을 배추 아주심기는 40센티미터, 토마토 옮겨심기는 50센티미터인 것처럼 사람과의 관계도 적당한 거리가 명료하게 정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림태주의 [관계의 물리학] 중에서!!

 

(^-^)서로를 위해 건강한 거리 두기 필수!!!

손 씻기,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불필요한 외출 자제~~★★★

모두의 안전한 겨울을 응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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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맑음.

어렸을 적 일기쓰기 숙제를 할 때마다 궁금한 게 있었다. 왜 일기장 맨 첫머리에 오늘의 날씨부터 써야 하는 걸까? 혹시 그것은 오늘의 날씨가 아니라 내 마음의 날씨를 말해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어른이 되고 나서 나는 다이어리에 오늘의 관계 날씨를 적는 습관이 생겼다. 대체로 맑은 날이 많지만, 간혹 흐리고 바람 부는 날도 있다.

 

오늘의 날씨는 어제와 그제, 그그제의 구름과 바람과 기온의 결과다. 오늘의 기분은 여기 오늘 하루 만에 똑딱 생성된 기분이 아니라는 말이다. 오늘의 관계 날씨는 관계의 전후 맥락을 살펴야 비로소 진짜 맑은지 흐린지 알 수 있다.

 

‘오늘은 비 내리고 흐림’이지만 긴 가뭄 끝에 만나는 비의 날이므로 ‘이보다 좋을 수 없음’이라고 기록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나의 관계 날씨는 당신의 관계 날씨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누적된 시간의 두께와 구성된 사건의 인과를 살펴야 실체가 보인다. 그것을 문학에서는 추억의 힘이라고 하고, 역사학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하고, 과학에서는 질량불변의 법칙이라고 한다. 관계가 촘촘하고 든든해지면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나도 믿음의 양은 줄지 않는다. 바람이 불고 흔들리는 날이 있어도 관계는 함께한 시간의 힘으로 견디고 이겨내기도 한다.

 

나는 이제 안다. 오늘의 날씨에 얽매여 너무 연연하며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맑거나 흐리거나 비오거나는 하늘이 아니라 내 마음의 기압골이 결정한다. 물론 당신의 기류가 변수지만.

--림태주의 [관계의 물리학] 중에서!!

 

(^-^)주말이 기다리고 있는 금요일은 왠지 관계 날씨에도 희망과 긍정의 무지개가 찬란하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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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렇다고 불필요한 걸 끌어들여 쌓아두는 건 아니지만, 쓸데없는 물건을 수시로 정리해 내다버리는 성격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친구 중에 누군가가 말했다. 자기도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인데, 왜 못 버리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를 알 수 있겠더라는 것이었다. 못 버리는 물건들은 대개 추억과 관련된 어떤 사연이 있고, 결국 못 버리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긴 사연이라는 얘기였다. 이건 첫사랑이 선물해준 목도리고, 이건 아버지가 졸업 기념으로 사준 필름 카메라고, 이건 대학입시 수험생 시절에 끼고 살았던 CD플레이어고. 그래서 사람이 소유한 물건은 딱 두 종류로 나뉜다. 실생활에 필요해서 구입한 물건과 사용 시효가 이미 지났으나 사연이 담겨 있는 물건.

 

친구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물건을 정리하려면 결국 추억을 정리해야 한다고. 사연이 있는 물건부터 내다버릴 수 있어야 비로소 필요한 물건만 남게 된다고.

--림태주의 [관계의 물리학] 중에서!!

 

(^-^)요즘 핫한 TV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를 보니, 추억은 사진 앨범으로 저장하고 유통기한(?) 지난 물건은 버리고 비우라고 적극 권장하던데…좋은 방법인 줄 알지만, 그래도 용기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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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밥을 먹는 자리에서 사람의 성격이 대화 주제로 올랐다. 여행 가방 꾸리는 스타일을 보면 대체로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한 친구가 말했다. 각자 자기 스타일을 이야기하다 보니 정말 사람마다 조금씩 가방 싸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어떤 친구는 여행을 떠나기 일주일 전부터 트렁크를 열어놓고 필요한 물건들을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챙겨 넣는다고 했다. 또 어떤 친구는 슈퍼마켓에 가듯이 가져갈 품목을 메모지에 적어두고 그걸 보면서 챙긴다고 했다.

 

나는 떠나기 전날 밤에야 허겁지겁 옷가지며 비상약품과 세면도구 등 속을 밀어 넣듯이 챙겨 담는다.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짐을 풀 때 나는 비로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 한 번도 입지 않은 옷가지들이 처음 개켜 넣은 모양 그대로 숨죽이고 있다가 트렁크를 열면 나를 빤히 쳐다본다. 그 순간 참 민망하다. 나는 분수에 넘치는 사람이구나 싶어 고개를 떨구게 된다.

--림태주의 [관계의 물리학] 중에서!!

 

(^-^)여행 가방 꾸리는 것만이 아니라, 먹고 자고 일하고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살아가는 시간과 공간 구석구석에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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